청와대 “한미 정상 DMZ 방문 의지, 한미동맹·평화수호 메시지”

2017-11-08 11:49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미군 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마지막 날인 8일 한·미 정상의 DMZ(비무장지대) 동반 방문이 기상악화로 무산되긴 했지만, 굳건한 한·미 동맹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DMZ를 전격 방문하려고 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두 정상의 DMZ 방문 무산과 관련해 “빈틈없는 한·미 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손색없었다”고 자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짙은 안개로 헬기 착륙이 어려운 상황에도 DMZ 방문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짙은 안개를 뚫고 DMZ에 도착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DMZ 방문 의사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 동맹과 평화수호 메시지를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일기 때문에 회항했지만 양 정상이 보여준 의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도 단단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튼튼한 국방, 믿음직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주한미군과 국군을 격려하는 데 손색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실제 (DMZ에서) 시계가 25m밖에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갔어도 북한 지역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정도 의지를 충분히 보여준 것만으로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DMZ 방문 계획은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이 7일 단독 정상회담에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비서실에서 그런 일정 제안이 있어서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가셔서 DMZ 상황을 보시는 게 좋겠다. 그러면 저도 동행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같이 가주시면 저도 가겠다"고 화답했다.

미국 대통령이 DMZ 상황을 직접 보는 게 남북 상황을 관찰하는 좋은 계기일 수 있다는 뜻에서였다고 한다. 실제 미국 대통령 단독으로 DMZ를 찾은 것은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14일), 빌 클린턴(1993년 7월 11일), 조지 W 부시(202년 2월 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2012년 3월 25일) 등 4차례가 있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였던 것은 극진한 예우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방한 기간 강경·돌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고, 가장 큰 현안인 한·미 FTA와 관련해서도 직접적인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은) 그간 문제가 된 '코리아 패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며 "그보다 더 큰 성과가 있다면 북핵 문제 해결의 평화적·항구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문제에 대해선 "여러 가지 (통상과 관련한 압박의) 수위를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간결하게 끝난 것 아닌가"라면서 "그런 면에서도 큰 갈등 없이 한·미 공조 하에 모든 의제가 조율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말했지만, 한·미 공조는 동맹을 넘어 오랜 친구이자 파트너라는 점을 보여준 하루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