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호남파 갈등 증폭, 국민의당도 심상찮다
2017-11-07 19:38
안철수, 바른정당과 연대 유효… 호남중진 "안철수 사퇴" 거론
바른정당 분당 사태가 일어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호남권 중진들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도통합론'을 내세워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주도한 안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책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당내에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속출하고 있어 안 대표의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안철수계와 호남파가 충돌하자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도 쪼개질 수 있다는 연쇄 분당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또 바른정당의 분열이 일정 부분 예견된 상황이었던 만큼 정책연대는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나름대로 결심하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관철해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런 게 정치"라며 "결과적으로 당 대표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그동안 안철수계와 이념적 차이를 보여왔던 호남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호남 3선으로 대표적인 호남파 인사인 유성엽 의원은 안 대표의 리더십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파문 책임을 물으며 갈등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6일 오전 유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 간 소통 창구인 바이버 단체톡방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움직임으로 논란을 빚었다며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안 대표가) 국정감사 와중에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 분열 등을 앞두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거론했다가 당내 분란만 야기해 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슬그머니 덮어버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스라엘에서 유 의원의 글을 확인한 안 대표도 곧장 페이스북에 '불편하면 나가라'는 식으로 응수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안 대표는 "민주당 들러리 서는 역할 하다가 소멸되라고 요구하는 건 호남 민주당 지지자들의 희망"이라면서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는 등의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같은 안 대표의 발언에 유 의원도 "지도부가 고작 한다는 것이 당내 중진의원에게 '나가라'고 막말을 해대고 있을 뿐"이라면서 "'하는 꼴이 딱 초딩(초등학생)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는 게 국민적 인식이 아닐까"라고 꼬집으며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설전을 펼쳤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하나의 계기일 뿐 그동안 안철수계와 호남권 의원들 사이에 묵혀 있던 갈등이 폭발했다는 게 대부분의 여론이다.
당내에서는 안 대표 탄핵 사안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으며, 탄핵을 위한 징계 신청서를 쓰자는 공개 제안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안 대표가 지난 4일 독일 방문 중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을 겨냥해 '이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복수 정치한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안 대표의 당내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