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레이스-아난티 코브]늦가을 훌쩍? 가장 이국적인 국내 바다를 탐하다

2017-11-06 00:00
해운대 넘어 기장 해변의 '힐링 럭셔리'
책 2만권 펼쳐진 서점 이터널 저니
호텔·온천·일출과 일몰…아름다운 풍광의 향연

#주부 전지나(36세)씨는 여행 마니아다. 학창시절부터 혼행(혼자 떠나는 여행)은 물론 가족 여행 등을 두루 다니며 쌓은 여행 노하우도 갖고 있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 셋을 낳으니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챙겨야 할 짐은 넘쳐나고 숙박 예약은 물론 식사까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스테이케이션(호텔 안에서 머물면서 숙박, 식사, 여가 부분 전반을 해결한다는 뜻의 신조어)이다. 
전지나 씨는 "아이 있는(특히 어린 아이를 둔) 가정은 한 번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북적이는 곳에서의 여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조금은 한적한 곳으로 떠나 며칠간 머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여행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셈"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SNS 상에서 스테이케이션족에게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특급호텔들의 격전지, 부산 해운대에서 조금 벗어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둥지를 튼 럭셔리 힐링 스폿 '아난티 코브'다. 

호텔을 비롯해 온천, 야외 풀, 해안 산책로를 고루 갖췄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상점 및 레스토랑, 서점, 편의점까지 들어선 이곳은 기존 호텔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무장했다. 단순히 호텔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타운에 가깝다. 

해외 못지 않은 이국적 분위기를 자랑하는 그곳, 부산하지 않아서 여유롭게 휴양하길 원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그곳에 다녀왔다. 

◆여행 목적지로서 충분한 그곳
 

아난티 코브 펜트하우스 앞에 펼쳐진 기장 해변은 훌륭한 일출 명소이자 포토 스폿이다.[사진=기수정 기자]

에메랄드빛 바다, 그 위로 떠 오르는 붉은 태양이 한데 어우러져 이를 목격한 이들을 모두 황홀경에 빠뜨리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유명한 부산, 그곳에서 가장 빠른 일출을 볼 수 있는 기장 해변에 형성된 아난티 코브 얘기다.
 

기장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사진=기수정 기자]

1km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힐튼 부산 호텔 310실,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90채와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가 자리 잡았고 그 안에 15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아난티 타운, 2000평 규모에 달하는 100% 천연온천 워터 하우스, 500평 규모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 야외 공연장, 산책로 등이 고루 들어섰다. 단일 휴양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아난티 타운 야외 공연장[사진=기수정 기자]

이곳을 찾는 이들은 호텔 안을 벗어나지 않고도 하루가 부족할 만큼 많은 것들을 누리고 즐길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객실 안에서 일출을 감상(마운틴 뷰 투숙객의 경우 문밖만 나서면 어느 곳에서든지 일출 감상이 가능하다.)하고 아침 점심 저녁은 호텔 안팎의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취향에 맞게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한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불어오는 바닷바람, 내리쬐는 햇살을 오롯이 만끽하며 해변 산책로를 걷고 이후에는 서점을 찬찬히 둘러보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든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앉아 온천욕을 한 후에는 로마 3대 커피숍으로 명성이 높은 카페에 앉아 음미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기 시작하면 맥퀸즈 바로 간다. 이곳에서는 기장의 명소 해동용궁사와 그 뒤로 넘어가는 일몰을 한눈에 담으며 맛깔스러운 칵테일와 입을 맞춘다.

이 모든 여유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이곳. 진정한 ‘여행 목적지’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핫한 서점이라니···이터널 저니
 

이터널 저니가 기장 핫 플레이스로 새롭게 떠올랐다. 그 흔한 도서 검색대 없이 자신의 독서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책 겉표지를 앞세워 전면에 진열하거나 색깔별, 주제별 분류를 해 찾아 읽는 재미를 준다.[사진=기수정 기자]


아난티 타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다름 아닌 서점 '이터널 저니'다. 스파도 아니고, 호텔도 아니고 레스토랑도 아닌 서점이 인기 스폿이라니. 비효율적일 법도 한데 큰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500평 규모에 식음료 객장 대신 책 2만권을 들이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책들을 빼곡하게 진열하는 일반 서점과는 달리 이터널 저니에 비치된 책들은 모두 겉표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놓여 있다. 책장에서 답답함 대신 한층 여유로움이 느껴지니 마음 또한 한결 여유롭다.
 

이터널 저니 전경[사진=에머슨 퍼시픽 제공]

이런 진열 방식은 책을 알아보고 싶거나 평소 책에 관심이 없는 고객들이 좀 더 쉽게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모르고 살았던 자신만의 독서 취향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곳에는 도서 검색대가 없다. ​인물, 바다, 환경, 작업실, 책을 위한 책 등 55여 가지의 주제로 분류된 책들을 찬찬히 보며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앉아서 읽을 수도 있고 구입 또한 가능하다.

이터널 저니는 아난티 코브의 문화 구심점이 돼 준다. 단순히 책을 구입하는 곳에서 그치지 않고 강연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고르고 경험할 수 있다.

이터널 저니를 한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문화적 경험은 충분하다.

기장지역 주민들과 부산 시민들은 물론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방문에서 그치냐고? 물론 아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 중 약 30%는 힐튼부산 투숙까지 이어지는 등 매출 상승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겨울에 더 제격! 천연 온천 워터하우스 
 

겨울 여행지로 손꼽히는 온천을 이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시설, 효능 좋은 온천수가 피로를 말끔히 해소한다.[사진=에머슨퍼시픽 제공]

부산을 여름철 휴가지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체 규모 2000평(실내 공간만 1400평)에 이르는 사계절 온천 '워터 하우스’ 하나만으로도 이곳 기장은 사계절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온천 테마시설 워터하우스는 본래 설계 당시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시설이란다. 여름철에만 클럽을 운영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지하수관 설치 공사를 하던 도중 뜻밖에 온천수가 콸콸 터져 나왔다고. 
 

해변을 마주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맥퀸즈 풀[사진=에머슨 퍼시픽 제공]

회원제 시설과 호텔, 상업시설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휴양단지를 짓다가 우연히 발견한 온천은 그야말로 '유레카'였다. 

타지역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호재가 되는 덕이었다. 

온천이 발견된 순간 아난티 측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클럽 대신 온천시설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지하 600m에서 하루 1000톤씩 뿜어져 나오는 100% 천연 온천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수질 검증을 받은 염화물 광천 온천수라 근육통, 신경통, 류머티즘성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등 각종 증상에 효과적이다.

워터하우스 내외부는 물론 힐튼 부산의 메인 풀인 인피니티 풀(여름철 운영)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오랜 시간을 머물러도 답답하거나 지루함이 전혀 없다. 

다양한 실내 바데 풀과 키즈 풀, 건·습식 사우나, 노천탕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최고층에서 누리는 럭셔리···힐튼 부산 맥퀸즈 라운지
 

호텔 저층 로비와 아난티 타운을 연결하는 통로는 좋은 포토스폿이 된다. [사진=기수정 기자]

회원제로 운영되는 아난티 코브와는 달리 힐튼 부산 호텔은 일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기본 룸 크기가 17평으로 다른 호텔보다 크고 모든 객실엔 야외 테라스를 갖춰 답답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눈을 감고 있으면 파도소리만이 온몸을 감싼다. 쪽빛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오션뷰, 짙은 녹음 우거진 산이 마주한 마운틴뷰 어느 곳에 묵어도 만족스럽다. 
 

체크인이 이뤄지는 10층. 기장 해변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객실 체크인은 10층에서 이뤄진다. 눈여겨볼 점은 이곳 10층에 체크인/체크아웃 서비스만 담당하는 프런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프런트 맞은편에는 바다를 한눈에 담으며 차 한 잔을 할 수 있는 맥퀸즈 라운지가 넓게 자리한다.

비단 투숙객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지친 이들이, 혹은 호기심만으로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이 라운지에 앉아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만인의 휴식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여정에서 몰려든 피로를 객실에서 날려도 좋지만 기왕이면 호텔의 이국적 분위기에 좀더 젖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체크인이 이뤄지는 10층. 기장 해변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라운지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맥퀸즈 바가 자리잡고 있다.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파도, 저녁 무렵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는 태양, 붉은 태양에 물든 황금빛 하늘, 기장을 굳건히 지키는 해동용궁사와 일대 풍경까지 시원스레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말로 형용할 수 없이 벅찬 행복이 느껴진다. 

태양이 숨고 어둠이 내려앉는 그 시간, 눈으로 즐기던 파도는 한 편의 감미로운 음악으로 바뀌고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힐튼 부산의 명소로 불리는 맥퀸즈 바. 해동용궁사까지 담을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일몰도 감상할 수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맥퀸즈 바에 들어서면 마치 외국의 비치 클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 프렌치 믹솔로지스트의 감성을 담은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며 파도 소리, 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취한다. 

그저 호텔 안에 머물렀을 뿐인데 넘쳐나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 덕에 머무는 시간은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머무는 내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새로운 여행법 스테이케이션.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