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 일부 공개.. "오스왈드 범행 전 KGB와 접촉"

2017-10-27 15:29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  공개…트럼프 "흥미롭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3년 11월 22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암살되던 당시의 카퍼레이드 모습. '음모론 애호가'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오랫동안 기대했던 JFK(존 F. 케네디) 파일들이 내일 공개될 것"이라며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과 관련한 기밀문서 일부가 26일(현지시간) 전격 공개되면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음모론에 대한 실체에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과 관련된 기밀문서 2891건을 전격 공개했다. 1992년 제정된 ‘케네디 대통령 암살기록 수집법’에 규정된 기밀해제 시한인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기밀문서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을 잠재울만한 폭탄급 폭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기밀을 해제하지 말아 달라는 중앙정보국(CIA)와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당국의  압력에 굴복해 다른 수백 건의 민감한 문건들의  공개가 마지막 순간에 보류됐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모에서 "오늘 베일이 벗겨지도록 명령했지만 동시에 행정부 부처와 연방기관들은 특정 정보가 국가안보, 법 집행, 외교적 우려 때문에 수정 편집돼야 한다고 내게 제안했다.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문서들은 향후 180일동안 승인여부가 재검토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이날 기밀문서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전날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랫동안 기대했던 JFK(존 F. 케네디) 파일들이 내일 공개될 것이다. 매우 흥미롭다"고 밝힌 바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카퍼레이드를 벌이던 중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의 흉탄에 사망했다. 당시 댈러스 경찰은 오스왈드를 용의자로 지목해 12시간 만에 암살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오스왈드는 체포 이틀 만에 경찰서에서 감옥으로 호송 중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의 총에 살해 됐다. 루비도 수감 생활 중 암에 걸려 옥중에 생을 마감했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되고 배후는 없다고 발표했지만 CIA와 마피아 개입설 구 소련과 쿠바의 배후설 등 각종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1963년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로 오스왈드가 소련의 사주를 받은 공작원이었다는 주장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아았다. 당시 미국이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암살을 시도하자 쿠바가 암살을 주도했다는 설도 나왔다. 

26일 공개된 기밀문서에 따르면  오스왈드는 범행 2개월쯤 전에 옛 소련의 정보기관 KGB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1963년 9월 28일 멕시코 시티에서 소련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KGB 요원인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러시아어로 대화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이 대화 내용을 도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CIA는 암살 사건이 직후 오스왈드에 대한 살해계획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밀문서에는 “에드거 후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오즈월드 살해 전날 밤 범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고 경호 강화를 지시했었다. 오즈월드가 병원에서 숨지기 전에 자백을 받으려고 했지만 그는 (자백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돼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기밀 공개를 앞두고 케네디 암살과 관련한 기사에서 "오스왈드가 총탄 세 발을 발사하고 케네디 전 대통령과 존 코널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맞혔는데, 두 발은 빗나가고 한 발이 동시에 두 명을 저격한 것으로 나타나 '마법의 총탄'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당시 화창한 맑은 날에 우산을 든 남성이 포착됐으며 '엄브렐러맨'으로 알려진 이 인물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NYT는 오스왈드를 이틀 뒤 살해한 잭 루비의 살해 동기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