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줄었는데 공동인수는 '사상 최대' 기록 눈앞

2017-10-26 17:14

[사진=보험개발원, 손보협회]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으나 자동차보험 공동인수는 여전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 사이에서 수익성을 따져 계약을 인수하는 분위기가 팽배한데다, 금융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전략 방향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공동인수는 다수의 사고 이력을 가진 불량 물건에 대해 손보사들이 공동으로 인수함으로써 위험을 평준화시키는 제도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건수는 42만2085건으로 지난해 전체 기록(47만4741건)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지난해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10년 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공동인수가 늘어나는 일이 많았다. 손해율이 안정화됐을 때는 비교적 위험성이 있더라도 계약을 인수하는 반면 손해율이 악화될 경우 손실을 우려해 공동인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손해율이 91.1%까지 치솟으면서 공동인수 건수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손해율이 88%를 기록해 공동인수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반면 올해 상반기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로 손해율이 77.7%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10.3%포인트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공동인수는 오히려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손보사들의 계약 인수 기준이 완전히 변경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점유율 확장을 위해 다소 손해가 예상되더라도 계약을 인수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철저하게 손익 중심으로 계약을 따지게 되면서 위험 물건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아직 점유율 경쟁 분위기가 남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대다수 손보사가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상황이다"라며 "올해 다소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갑자기 위험 물건을 많이 받거나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금융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굳이 회사 전략 방향을 변경하지 않았다는 손보사도 많았다. 금융감독 당국은 늘어나는 자동차보험 공동인수를 줄이고자 가이드라인인 '자동차보험 공동물건 상호협정서'를 만들어 시행할 예정이다. 시행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나 내년 초로 점쳐진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감독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이후 전략을 바꿔야겠다는 회사가 적지 않다"며 "당국이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시점에서 괜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