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企 정책금융 '이익공유형 대출' 제도개선 필요... 일각 비판 제기
2017-10-25 15:24
원금이자+영업이익의 '덫'
중소기업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할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국민의 혈세로 중소기업 상대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시에서 영어조합법인을 운영하는 A법인 대표 김모씨는 25일 “중진공이 대출 잔금이 2000여만원 남았는데 상환 위약금을 최대 1100만원 내라고 한다. 또한 전액 대출을 상환할 경우 최대 3100만원까지 이자를 물겠다고 한다”며 “정부 공기업이 악덕 사채업자로 나섰냐”고 중진공 ‘이익공유형 대출’ 부당함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A법인은 2013년 6월 18일 법인 사정상 중진공 제주지점에 대출을 신청했다. 담당 과장으로부터 7년 미만 창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낮은 고정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준다는 이익공유형 대출을 권유받고 이날 2년거치 3년분할 상환으로 1억원을 대출 받았다. 그리고 원금을 더해 매달 연 2.08%의 이자률을 지급하고, 법인이 이익이 나면 3% 이자를 추가 지급키로 했다. 3% 이자가 족쇄였다.
그가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것은 이듬해 이자 납입 통지서를 받으면서다.
A법인에 따르면 당시 설명과 달리 최초 대출금을 기준으로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에 3% 이자를 별도로 내라고 통지가 왔다. 즉 원금과 이자는 계속 나가고, 영업이익 발생시 해당 금액에 대해 3% 이자를 별도로 내라는 것이다.
이에 A법인은 중진공을 상대로 “대출이 부당하다. 일시 상환 하겠다”고 맞섰다. 지금까지 A법인이 대출금을 분할 상환해 현재 대출잔액은 2216만원이 남아 있다.
그러자 중진공 담당자는 “임의상환시 대출금액의 40%까지를 이자 지급한도로 본다고 약정돼 있다”며 “따라서 1억을 기준으로 4000만원까지 이자를 청구 할 수 있으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계약상 상환 위약금으로는 최대 1100만원을 내야한다. 그래야만 해지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달 정부가 밝힌 현행 27.9%인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 24%로 인하하겠다고 정책과도 맞지않는 내용이다.
A법인은 “잔액 2216만원이 남았는데 최초 원금을 기준으로 이자를 내라면 내겠는가의 물음과 2216만원 대출잔액을 일시상환 하는데 최대 1100만원 위약금을 별도로 내라하면 내겠느냐. 어느 누구도 승낙하지 않을 것”이라며 “1억을 기준으로 3%의 별도 이자도 너무나 부당해도 신용상의 문제로 어쩔수 없이 지금까지 부당한 이자를 내고 있다. 이는 결국 중진공이 별도 이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진공이 A법인으로부터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4.8%이다.
A법인은 “이 정도쯤 이자수익을 올렸으면 된 것 아니냐. 새로운 마음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게 제발 전부 상환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중진공 이익공유형 대출은 올해 1월부터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중도상환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A법인은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 인정되면 소급적용 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해주고 있다”며 “지난 것은 안되고 앞으로 바꾼다 것이라는 잘못된 법적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공유형 대출은 7년 미만 창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낮은 고정금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앞으로 영업 이익이 발생했을 때 그 성과를 공유하는 투·융자 결합방식의 무담보 신용대출상품이다. 이익공유형 대출약정서를 살펴보면 ‘중진공에 승낙없이 대출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납입기일전에 임의로 상환할 수 없다’ ‘임의상환, 이익연동이자, 추가 납부, 계약위반 등의 경우 위약금을 납부할 수 있다’ ‘중진공이 지정한 날까지 위약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 실제 납부일까지 ‘위약금에 대한 지연배상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만약 이익연동이자 및 위약금을 기일 내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 연체 등 금융정보문란 정보가 등록될 수 있다’고 돼 있다.
A법인 측은 “이같은 독소조항를 놓고 중진공과 3~4년간 싸우고 있다”며 “평소 중진공을 이용해야 하는 영세 중소기업으로서 더 이상 저항도 힘들어 아예 사업까지 접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도내 금융권 관계자도 “약정서 자체가 너무 중진공 입맛에 짜 맞추기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