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에픽하이, 고별앨범 같다고요?··· “언제 음악 그만둘지 몰라, 늘 마지막처럼”
2017-10-24 13:42
"언제 어떤 앨범이 에픽하이의 마지막 앨범이 될지 모르는 거 잖아요.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을 다해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룹 에픽하이가 3년만에 정규 앨범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을 출시하고 팬들을 만났다. 특히 이번 앨범은 발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유가 피처링한 '연애소설'이 음원차트 1위를 휩쓴 것은 물론 빈차, 노땡큐 등 수록곡들이 앨범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 줄세우기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에픽하이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로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실제로 전화기 매니저에 맡기고 안 봤는데 멤버들이 옆에서 보고 차트가 어떠한 지를 직접 중계를 하길래 무슨 소용인가 하고 봤고 성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타블로는 "기대를 일부러 안하려 했는데 너무 뜻밖의 좋은 결과가 나와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DJ 투컷은 "솔직히 나는 성적에 대해 기대 많이 했다"고 말하며 "기대보다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앨범 발매와 맞물려 올해가 에픽하이 결성 14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깊다.
타블로는 "14년전에도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서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룹이 되자는 것을 우리 색깔로 삼고 싶었다"며 "처음 에픽하이를 시작할 때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고싶고 어떤 그룹이 되고 싶냐고 할 때 롤모델로 '토이'를 꼽았다. 토이를 좋아했던 이유가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있고 객원 아티스트들이 등장해서 다양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14년전 만들때도 다양한 손님들 초대해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피처링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콜라보라는 개념이 별로 없어서 '오픈밴드'가 되자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앨범을 내놓으면서 사실 노래 하나가 완성되면 이분이 부르면 딱이겠다고 생각하고 만들다보니 나열해서 봤더니 무슨 페스티벌이 돼 있었다. 다 만들어놓고 보니 이렇게 됐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여러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게 할 줄 미처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타블로는 "쭉 늘어놓고 보니 우리만 빼고 다 음원강자분들이다. 트렌디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에 대한 계획도 살짝 언급했다.
타블로는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열린 밴드를 지향하고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전혀 새로운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쓴 곡을 이소라씨에게 드리고 방탄소년단 슈가가 랩 피처링 한 곡이 있다. 언제 대중앞에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 곡의 조합처럼 나중에 내가 쓴 곡을 성시경씨에게 드리고 트와이스가 함께 노래하는 곡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DJ 투컷은 "그럼 바로 살 것 같다. 히트한다"고 장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느덧 14주년이다. 14년동안 한결같이 음악을 해온 비결을 물었다.
이에 대해 미쓰라는 "처음보다는 정말 잘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망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고 DJ 투컷도 "14살이 되도록 사랑해주신 분들게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타블로는 "옛날에 공책앞에 볼펜쥐고 있으면 뭐든지할수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종이앞에 앉으면 무게감도 생기고 두려움도 생긴다"며 "솔직하게 노래로 이야기하자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도 은퇴나 해체가 이야기된 적도 많고 더 이상 음악을 할수없겠구나 느끼는 경우도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언제 마지막이 올지도 모르고 마지막 그 직전까지도 모를 수 있다는걸 잘 알고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감사하다. 늘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이 고별앨범인 느낌이 든다는 평도 많다.
이에 대해 타블로는 "실제 이번 앨범 내놓고 마지막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다. 해체나 진짜 마지막이라는 말은 아니다. 14년이나 음악을 해오다보니 이제는 언제 마지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대중들에게 기억될 에픽하이의 마지막 앨범이 지금 이 앨범이 될지도 모르니 늘 최선을 다해 마지막처럼 작업하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에픽하이 타블로는 세번째 트랙 '노땡큐'가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전혀 그런 의도는 품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민호가 랩을 하는 "Motherfucker만 써도 이젠 혐이라 하는 시대, shit"이라는 가사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어 “‘노땡큐’는 노래 전체적인 맥락을 봤을 때 무분별하게 세태를 풍자하고, 자기 자신의 자아를 찾아내자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한 곡이다. 그런 의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타블로는 '연애소설' 피처링에 아이유를 선택한 것과 관련 "아이유의 팬이다"라면서 "아이유 씨의 목소리가 좋은 게 따뜻한 노래를 부를 때는 따뜻하면서도 차가움이 있는 거 같다. 그게 공존하는 목소리를 갖고 있는 거 같아서 너무 매력적인 사람 같다"라고 했다.
이어 또 '연애소설'에 대해 "노래가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주제인 사랑을 가지고 굉장히 차가운 이야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아이유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미소지었다. 또 "연애소설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하고 싶었는데 아이유씨가 피처링해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울데 뮤비 출연까지 부탁드릴 수 없어서 연애소설은 아쉽지만 뮤비가 없다"고 말했다.
가수 아이유가 피처링에 나선 '연애소설'은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소중한 명장면이라 말하며 잊지 못하는 추억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노래다. 이별을 자석에 빗댄 가사와 아이유의 감성적 표현이 버무려져 시너지를 냈다.
'빈차'는 밴드 혁오 오혁이 피처링한 곡으로, 이루지 못한 꿈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가사를 담았다. 감성적 멜로디에 타블로와 미쓰라진의 래핑과 오혁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오혁을 섭외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룹내에서 외부 아티스트 섭외를 맡고 있다는 DJ 투컷은 "오혁은 정말 연락이 안되는 뮤지션중의 하나다. 문자 하나 보내도 5일 후에 답이 온다. 한달안에만 연락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보내놓고 검토해봐달라고 했는데 운좋게도 바로 연락이 와서 그날 작업을 했다"고 일화를 밝혔다.
타블로는 지난 7월 YG 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타블로는 "3년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고 아티스트들에게 애정이 많다. 이번 앨범에 오혁이 참여한 것도 있고 앨범 나오고 가장 먼저 축하해 준 것도 그들이다. 애정이 정말 많다. 하지만 일단 3년동안 에픽하이의 음악을 듣고 싶어하시는 팬들의 목소리도 들렸고 내 멤버들에게도 사실 많이 미안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에픽하이 외에는 아무일도 안하려고 하는 친구들인데도 에픽하이에 이례적으로 긴 공백기가 생기는 것에 대해 실례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임함으로서 하이그라운드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더 좋은 결과가 있고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될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어느 곡이 가장 애정이 가냐는 질문에 DJ 투컷은 "감성적으로는 빈차라는 곡이 가장 끌린다. 그래서 빈차만 뮤직비디오가 있다. 가장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4년을 함께 해 온 에픽하이는 앞으로도 3명이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타블로는 "셋이 뭉쳐야 그나마 잘되는 팀이란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어떤 유혹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에픽하이는 오는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개최되는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