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특조위, 역사왜곡 정황 포착
2017-10-23 18:41
1985년 전두환 정권 '80위원회' 구성, 조직적으로 고쳐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 의혹 등을 조사 중인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23일 전두환 정권이 정보기관 주도 하의 위원회를 만들어 5·18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에 불리한 진술과 자료를 감추기 위해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건리 특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0위원회 등 국가계획안을 통해 5·18 관련 역사적 사실이 왜곡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그 진상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에 511위원회 또는 511 연구반과 분석반을, 그보다 3년 앞선 전두환 정부 때인 1985년에는 국무총리실과 국가안전기획부의 80위원회 등이 구성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만들어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국방부 5·18 특조위가 발굴한 1985년 6월 5일 관계장관 대책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내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공부, 육군본부, 보안사, 치안본부, 청와대, 민정당, 안기부가 참여하는 가칭 광주사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기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진상규명위원회는 광주사태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종합 검토해 광주사태 백서를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실무위원회를 편성했는데, 실무책임은 안기부 2국장이 담당하고 실무조직은 수집 정리팀, 분석작성팀, 지원팀 등 총 3개의 실무팀과 이들 실무활동을 관리하는 심의반 등으로 구성됐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1985년 6월 5일 관계장관 대책회의 자료는 조직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고 있는데 광주사태의 진상규명 실무위원회 위장 명칭을 80위원회로 명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 차원의 기구 구성이 외부로 알려지는 일을 최대한 막으려 취해진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