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괜찮아, 청춘이잖아'김예솔 작가"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근데 배는 항구에 묶어두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니다"
2017-10-23 00:42
A. 남들이 말하는 그 때에 맞춰 열심히, 더 열심히 살아왔었는데 어느덧 3년차 직장인이 되었었을 때, 무엇을 시도하기도 너무 무서웠어요. 한마디로 월급통장이 내 청춘을 바꿔버린 것 같았죠. “아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거야.” 라고 생각하는 제 자신을 합리화시켰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예전에 썼던 버킷리스트를 봤는데 오랜만에 ‘3년차 직장인에 묻혀버린 김 사원’이 아니라 정말 빛나고 열정적이고 호기심 많았었던 20대 김예솔을 보게 되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근데 배는 항구에 묶어두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니다.”인데 제가 무섭고 안정적이라고 편안하다고 묶여 있는 경우에는 그저 10년~20년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랑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대에 정말 한번쯤은 1년 정도는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을 위해서 떠나보자’를 시작으로 그 당시에 가장 무서웠었던 것도 하고 싶었던 것도 세계여행 이였기 때문에 세계여행을 다녀오면 더 이상 아쉬울 것도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Q. 대기업을 다니던 중 여행을 떠난 걸로 알고 있는데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요?
A. 대부분 다 반대를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부모님 말씀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열심히 말을 들어왔던 ‘효녀 심청’이였기에 부모님의 반대가 가장 두려웠어요. 하지만 26살이 되었을 때, 마음을 먹고 아빠께 얘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딱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갔다 와” 저는 오히려 이 대답이 무서워서 다시 한 번 되물었어요. 그러자 저희 아빠께서 “내가 여태까지 봐왔던 너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여태까지 무슨 결정을 하려고 할 때 부모님 탓을 하며 결정하는 데에 용기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부모님은 믿어주시겠구나‘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Q. 여행을 통해 가장 크게 느꼈던 건 무엇인가요?
Q. 여행을 하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A.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명이 멕시코에서 만난 야즈라는 친구에요. 제가 멕시코에 가기 전의 제 생각 속 멕시코는 너무 무서웠어요. 그러다 우연히 다리를 건너 야즈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연관도 없는 그 친구는 바쁜 와중에 맛있는 저녁을 해주고, 그 다음날에 “멕시코에서는 ‘우리 집은 너네 집’이라는 말이 있어”라고 하면서 열쇠를 쥐어주었어요. 그 다음날 아침밥을 차려주고, 2주 동안 야즈의 집에서 생활했어요. 야즈는 정말 끔찍이도 남을 잘 챙겨주는 친구였어요. 여행길에서는 그 친구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잘해주면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유 없이 베풀어주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면서 저 또한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여행계획이 있으신가요?
Q. 여행은 ‘나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 같은 경우 여행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여태까지 생각해왔던 정답과 사회랑 정말 다르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 나는 저 삶이면 정말 불만 불평 다하고 살았을 텐데 정말 행복하게 사는 삶, 정말 교육조차도 못 받고 살아가는 삶 등 저의 틀이 한 번에 깨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에게 여행은 순간순간 힘이 들 수 있지만 끊임없이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땐 정말 선물인 것 같아요.
인터뷰/영상: 김호이
기사작성/수정: 김호이/최윤정/정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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