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로 모이는 세계 문호들…'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2017-10-25 09:33
내달 1일부터 나흘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서 개최…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등 국내외 거장들 참가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월레 소잉카 등 국내외 문학 거장 30명이 광주를 찾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방선규)은 오는 11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아시아의 아침'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의 역사적 상처와 기억들을 치유하고 승화하는 새로운 시민 축제를 표방한다. 아시아의 아침은 암담한 식민지 시절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로, 1920년 3·1운동 1세기 뒤에 한국 시인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아시아 정신을 구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고은 시인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축제를 일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아시아인의 삶, 아시아 문학의 가치가 무엇인지 말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 초청작가로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스페인의 안토니오 콜리나스,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해온 시인이며 화가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 전후 프랑스의 사회운동에 참해해온 시인이며 파리8대학 명예교수인 클로드 무샤르, 자유분방하고 저항적이며 생태주의적인 비트 제너레이션(The Beat generation)의 정신과 분위기를 계승하고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시인 잭 로고 등이 있다.

한국에선 제주 4·3의 참혹함을 고발해온 소설가 현기영,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원식, 진보적 한국 시단의 파수꾼 역할을 해온 이시영, 강원도 대표 시인 이상국, 시인 이동순, 시인 허영선, 시인 정철훈, 시인 안도현, 소설가 이대환, 시인 안상학, 시인 신현림, 시인 이대흠, 소설가 정지아, 시인 김해자, 시인 손세실리아, 시인 송경동, 시인 박소란 등이 참여한다.

고 위원장은 "이번 행사의 초청자들은 대부분 세계적 문호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각자의 국가 현실에서 민주, 인권, 평화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또 몸소 실천해온 작가들"이라며 "다들 한국에 닫는 순간 분단의 고통과 시련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지대한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4일 제1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작 발표를 필두로 세계 거장들의 특별강연, 아시아 작가들이 함께 하는 포럼, 월레 소잉카와 고은의 특별대담, 시·노래·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부대행사로는 해외 초청 작가들의 소품 전시, 포엠시네마 관람, 시민과 함께하는 사랑방 환담 등을 운영한다. 

공식 일정은 1일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 방문으로 시작된다. 해외 초청작가 10명, 국내 초청작가 20명, 기타 내빈들이 동행하는 묘지 참배식에는 5·18에 대한 해설, 추모시 낭독, 주요 열사 묘소 소개 등의 순서가 예정돼 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투어,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초청작가 환영리셉션이 진행된다.

행사 이튿날엔 세계 거장 특별강연 '낮은 목소리 큰 질문'의 순서로 세 개의 강연이 마련된다. 안토니오 콜리나스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과거'에는 인도네시아의 아유 우타미와 이택광이 패널로 참여한다.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현재'에는 몽골의 우리앙카이와 조진태가 패널로 참여하며, 프랑스의 클로드 무샤르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미래'에는 이란의 샴즈 랑루디와 신현림이 참여한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구의 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의 발제로 중국의 둬둬, 일본의 사가와 아키, 한국의 정철훈 등이 참여하는 포럼이 진행된다. 오후 8시엔 고은과 나윤선이 펼치는 시와 노래의 하모니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가 준비돼 있다.

이 밖에 3일과 4일엔 전라도 기행,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아시아의 아침을 위한 축시', 아시아문학상 시상식, 선언문 채택·발표 등이 진행된다. 

고 위원장은 "뜨거운 관심을 위해 올해와 내년은 연이어 페스티벌을 열고, 2~3년에 한 번씩 열지 등 이후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