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이상훈칼럼] 상식적인 노동조합이 필요하다
2017-10-19 20:00
[CEO인사이트]
상식적인 노동조합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기적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때는 가난했지만 나라를 믿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장래를 내다보고 참고 견뎠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희생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이 조금이라도 침해될 것 같으면 바로 목소리를 높인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세상’이 대한민국이다. 가만히 있으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헌법보다 높은 것이 떼법이라는 말도 나왔을 것이다. 이제는 개인을 넘어서 집단 이기주의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공무원들이 성과주의에 반대한다고 거리 농성을 하고 귀족 노조라고 불리는 대기업 노조들은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파업한다.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파업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적자를 계속 내고 있는데 임금을 매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할 때도 공무원 노조가 데모를 하니까 어정쩡하게 법을 통과시켰다. 인기에만 신경 쓰는 정치인들도 문제이다. 후대에게 물려줄 나라의 미래를 위해 신중한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에 빠져서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적당히 타협을 하고 넘어가려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듯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는 곳곳으로 퍼져나가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데, 표만 의식하는 국회의원들은 문제의 핵심을 못 보고 일부는 그들과 동조하기까지 한다.
재벌의 문제도 많지만 정치 편향적인 노동조합도 문제가 많다.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하는 노동조합이 되어야지, 노동운동 몇 년 하고는 정치에 입문하려는 얄팍한 생각을 가진 노조 간부들이 순진한 노동자와 국민을 기만하면서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노동조합과 결탁한 일부 정치인들이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의 욕심만을 좇는다.
노동자를 위하면 무조건 진보인가? 노동자의 외침에 명분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는 데모와 파업은 중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집단 이기주의에 따끔한 말을 할 수 있는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자신의 소신을 내세우기보다는 눈치보기와 앞가림하기에 바쁜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나라를 망치고 있다. 이제는 아무리 미사여구로 침 바른 소리를 하더라도 국민은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뉴미디어 시대에 모든 정보는 공유되기 때문이다.
노조는 약자인 노동자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노동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 첫 번째 의무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부당한 행동과 임금 교섭 등 본래의 설립 목적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노조 간부들 중에서는 일보다는 정치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다. 노조가 본래의 임무를 잊고 정치세력화하는 것은 문제이다. 물론 사측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노조가 정치에 개입하는 순간 그 노조는 순수성을 잃게 될 것이고,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노동자들을 위해 더는 대변하기 힘들게 된다. 정치적인 대변자가 필요하면 올바른 정치인을 뽑으면 된다. 노조를 정치하듯 하면 안 되고 국민을 속여서도 안 된다. 사업주의 부당한 행동과 비리를 고발하고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식선에서 노동자의 힘을 모아서 파업을 하고 타당한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노조의 존재 이유이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노조를 떠나서 정치계에 들어가면 된다. 단,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을 때 정치에 뛰어들기를 바란다. 순수한 노동자의 권리를 자신을 위한 일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이 이해하는 상식적인 노동조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