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탈(脫)부동산' 계속...'더 센터' 판다

2017-10-17 16:26
홍콩 5번째 고층 빌딩, 5조8000억원 역대 최고가 中 기업에 매각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홍콩 중심부에 위치한 고층 빌딩을 거액에 매각하기로 했다. '탈(脫)부동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신보(信報)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리 회장의 청쿵허치슨홀딩스(長實集團·청쿵그룹)가 약 402억 홍콩달러(약 5조8266억원)에 시내 중심에 위치한 고층빌딩 '더 센터(中環中心)'의 지분 75%를 매각한다. 이는 홍콩 역사상 최대 거래액이다.

매입하는 쪽은 중국 본토에서 손꼽히는 대형 석유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빌딩 이름도 새롭게 변경되며 거래가 완료되면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엔 청쿵홀딩스가 빌딩 지분 75%를 357억 홍콩달러에 중국 자본에 팔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청쿵은 빌딩의 위치, 가치 등을 고려할 때 400억 홍콩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가격 재협상을 시작했다. 결국 역대 최고가로 빌딩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홍콩 관광발전국에 따르면 1988년 완공된 '더 센터'는 홍콩 심장부에 위치해 있으며 총 73층으로 홍콩에서 5번째로 높다. 사무공간 11만1000㎡와 상업공간 1200㎡로 구성됐다.

리카싱 회장의 '더 센터' 매각은 최근의 '탈(脫)부동산' 행보의 연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빌딩 매각은 청쿵홀딩스가 핵심 사업이었던 부동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최근 리 회장은 중국·홍콩 내 부동산을 매각하고 아시아와 유럽, 북미 지역의 항만, 이동통신, 전기 등 분야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