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런던 부동산…2009년이후 주택가격 가장 큰폭 하락

2017-10-17 16:51

[사진=AP/연합]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의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런던 이탈은 물론 이민자 감소의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은 전했다.

이날 영국 부동산 업체가 새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런던의 주택가격은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런던 집값의 낙폭은 영국 주요 도시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아카데이터 앤 LSL 프로퍼티 서비스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런던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하락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지난 10년간 런던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 적은 3차례밖에 없었다고 아카데이터 앤 LSL은 전했다. 
 
지난 8월의 경우 주택 가격은 0.7% 하락하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부촌으로 꼽히는 웨스트민스터 지역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대부분의 지역들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 지역을 제외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의 9월 주택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런던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금 인상을 비롯해 브렉시트 등 정치 문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 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 가격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신규주택들도 물량해소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몰리어 런던에 따르면 건설 중이거나 완공된 주택 가운데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물건이 1만295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수요는 줄어든 가운데 건설 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공급과잉 물량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