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화 인식 시스템, 심부름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집합…현대차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2017-10-12 15:36
'운전자가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수어(수화)를 하자 모션을 인식해서 음성과 텍스트로 바꿔준다.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자 내부에서는 초록색 불이 깜빡인다'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7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참가해 대상을 차지한 '심포니' 팀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수어번역 시스템 '포니톡'이다.
8회째를 맞은 올해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고 △삶의 동반자가 되는 모빌리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 구현을 주제로 열렸다. 페스티벌은 연구원 4~7명이 한 팀을 이뤄, 지난 5개월 간 아이디어로 만든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공개하는 자리다. 이날 본선에는 8개팀이 올라왔다.
본선에 진출한 팀들은 이날 단순히 '탈 것'을 넘어서, 삶의 동반자가 될 '미래 모빌리티'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당초 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페스티벌은 우천으로 실내에서 진행됐다. 갑자기 장소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팀들은 3분의 시간 동안 열정을 담아서 작품 발표를 했다.
'심포니' 팀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공개했다. 기존 내비게이션에 탑재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수어를 음성과 텍스트로 바꿔주고, 음성을 수어 영상과 텍스트로 바꿔준다. 또 외부의 소방차와 구급차, 경찰차 사이렌 등 경적을 분석해 시각화할 수 있다.
심포니 팀은 "청각장애인 사촌을 위해서 개발을 결심하게 됐다"라며 "차를 모든 사람이 설렘과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머신이 장착돼 스마트폰으로 움직일 수 있는 휠체어와 굴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가는 자전거를 들고 나온 '모토노프' 팀은 공유 시대에 대비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착한자동차' 팀은 사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안전운전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착한자동차 팀의 김하늘 현대차 연구원은 "교통사고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에 착안해서 개발했다"며 "자율주행 시대에 다양한 주행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서 양산하더라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톡톡튀는 미래 모빌리티 소개의 장
'차에 그냥 앉으면 자동으로 장착되는 안전벨트', '자동 세차 로봇',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심부름 로봇' 등 아이디어 넘치는 작품도 공개됐다.
'팅커벨' 팀의 자동 안전벨트는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더스트 버스터' 팀은 차량 내부에 탑재된 외부 자동세차 로봇 시스템을 선뵀고, '로모'팀은 심부름은 물론 1인용 모빌리티로도 활용가능한 생활보조로봇을 공개했다.
차량 오염을 방지하고 외관을 보호하는 자동 전동차고 '쉘터', 차량 내부 공간의 자율적, 창의적 활용사례 '플루이딕 스페이스' 등도 눈길을 끌었다.
참가팀들이 시연 중 준비했던 것이 잘 안돼 당황하기도 했지만, 사회를 맡은 개그맨 정성환씨가 청중에게 박수를 유도하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우천 관계로 15분 늦게 시작한 페스티벌 본선 경연은 자동 전동차고를 만든 '쉘터'팀만 장소로 인해 발표를 못했고, 나머지 팀들은 예정대로 잘 마무리했다. 이날 본선 경연장에는 현대차 임직원과 국내 자동차 기자, 외신 기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짧은 시간 제한된 예산으로 협력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굉장하다"라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양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