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때리니···코스피만 코피나네

2017-10-10 18:30
현대차 판매량 줄고 시총 3위서 4위로
기아차도 42% 감소하며 17위→30위
한류수혜주 아모레퍼시픽은 18위로

코스피 시가총액이 한·중 갈등 여파로 여전히 춤을 추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종목은 업종을 막론하고 약세다. 증시 랠리도 반도체 특수에 힘입은 일부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주도하고 있다. IT주를 빼면 바이오와 석유‧화학주가 그나마 선전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시총 순위는 연초만 해도 3위를 기록했으나, 현재 삼성전자 우선주에 자리를 내준 채 4위로 밀렸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국에서만 29%에 가까운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물론 사드 배치로 중국이 보복에 나선 영향이 컸다. 현대차 전체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 약 24%로 글로벌 시장 가운데 가장 크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드 이슈로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반한 감정은 어느 정도 희석됐다"며 "주가도 안정을 찾고 있지만 박스권 돌파를 위해서는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아차 시총도 올해 들어 약 42% 감소했다. 시총 순위는 17위에서 30위로 곤두박질쳤다. 기아차도 전체 판매에서 약 22%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대는 현대모비스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시총 순위가 6위에서 12위로 추락했다.

한류 수혜주로 불려온 아모레퍼시픽 시총은 13위에서 18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단체관광객 통제를 강화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판매가 정상화되지 않았고, 국내 면세점에서도 중국인 단체관광객 공백이 여전해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 보복과 별개로 중국 덕분에 웃은 종목도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가격을 좌우하는 중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철강재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올해 거둘 영업이익을 6년 만에 최대치인 4조원대 후반으로 점치고 있다. 시총 순위도 올해 들어 9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반도체 특수가 이어지면서 IT주가 시총 1‧2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1위 삼성전자 시총은 올해 들어 253조5000억원에서 342조5900억원으로 35% 넘게 증가했다. 2위인 SK하이닉스 시총도 32조5400억원에서 64조5700억원으로 98% 늘었다. 이는 3위인 삼성전자 우선주(38조7700억원)보다 25조원 이상 많은 액수다.

바이오와 정유‧화학주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11월 상장한 삼성바이로로직스 주가는 미국 바이오주 강세에 따른 글로벌 동조화 현상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시총이 올해 들어 두 배 넘게 불어나면서 순위도 26위에서 13위로 뛰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2차전지 사업에서 수혜를 보고 있다. 시총 순위는 올해 15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정유‧화학 호황에 두 계단 상승한 1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