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밀'의 아버지 정식품 정재원 명예회장 별세

2017-10-10 17:58

[사진= 정식품 제공]


두유산업에 일생을 바친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이 10월 9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정 명예회장은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아래 어렵게 공부해 19세 나이로 최연소 의사검정고시를 합격했다. 정 명예회장은 1937년 명동의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하며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원인 모를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고자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영국과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을 통해 아기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낸 정 명예회장은 국내서 두유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 명예회장은 1966년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 두유를 개발해 식물성 밀크 (Vegetable + Milk) 라는 뜻의 ‘베지밀(vegemil)’로 명명하고 1966년 제 1회 발명의 날 대법원장상을 수상했다.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한 정 명예회장은 1984년 세계 최대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청주공장을 준공하였으며, 1985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다. 또한 경쟁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만든 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OEM 전문회사 ‘자연과 사람들’을 설립하였다.

아울러 정 명예회장은 “누구든 공부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3년 간 약 2350명에게 2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열정적으로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