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8일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장정태 당직판사는 이날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경찰이 시체 유기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인 중학생 A양(14)을 살해한 뒤 A양의 시신을 강원 영월의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장 판사는 이씨에 대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도망할 염려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이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를 받는 그의 지인 박모씨(36)에 대해서도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를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양이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5일 서울 도봉구 한 주택에서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이씨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7일 오전 일단 시신 유기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는 희소병인 '유전성 거대 백악질' 앓고 있고 자신과 같은 병을 물려받은 딸을 극진히 돌본 사연으로 10여 년 전 수차례 언론에 보도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는 수차례에 걸친 얼굴 수술로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아 자칭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