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英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품으로

2017-10-05 20:34
'그날의 흔적' '우리가 고아였을 때' 등 감정·감각 도드라진 작품 써 와

가즈오 이시구로와 그의 대표작 '남아있는 나날'[사진=아마존 UK 캡처]


일본계 영국인 가즈오 이시구로(63)가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가즈오 이시구로를 선정됐다고 밝혔다. 영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2007년 도리스 레싱 이후 10년만이다.
 
노벨상위원회는 가즈오에 대해 "위대한 감정적(emotional) 힘을 가진 소설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우리의 환상적 감각 아래에 있는 심연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가즈오는 1960년 부친의 영국 국립해양학연구소 근무를 계기로 영국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는 케너베리 켄트대학을 졸업한 뒤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1982년에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으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은 데 이어 1986년엔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An Artist of Floating World)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수상했다.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는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세 번째 소설인 '그날의 흔적'(The Remains of the Days)도 1989년 부커 상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The Unconsoled), '우리가 고아였을 때'(When we were orphans), '절대 날 떠나지 마'(Never Let Me Go) 그리고 최신작 '녹턴'(Nocturnes)에 이르기까지 그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특유의 문체로 잘 표현해 왔다는 평을 받았다.

가즈오는 평단은 물론이고 대중의 인기를 동시에 받으며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받았다. 올해 제7회 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올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노벨 재단은 세계 경제위기로 기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년부터 상금을 기존 1000만크로나(14억1000만원)에서 800만크로나(11억2800만원)로 삭감했다가 올해부터 900만 크로나로 상향 조정했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