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쌍십절’ 앞두고 ‘중화민국’ 포기 논란

2017-10-03 11:25

[사진=엄선영 대만통신원]

오는 10일 국경일(쌍십절)을 앞두고 대만의 야권세력을 중심으로 ‘탈(脫) 중화민국’ 논쟁을 벌어지고 있다.

대만독립 성향의 현 정부가 탈 중국화 노선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해 친(親) 중국 성향의 야당 국민당은 대만 국체인 ‘중화민국’도 포기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하고 있다.

3일 대만 언론과 현지 통신원에 따르면 훙멍카이(洪孟楷) 국민당 대변인은 민진당이 장악한 타이중(台中)시 주최의 국경일 전야제 초대장에 ‘중화민국’이라는 국호와 청천백일 만일홍 국기가 새겨져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경일 초대장에 ‘2017년 함께 해서 더 좋은 국민 축제의 밤’이라고 새겨졌지만, 정작 국호나 국기도 없이 ‘탈 중화민국’의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줘관팅(卓冠廷) 타이중시 공보국장은 초대장에 행사 주관조직으로 ‘중화민국 각계 경축 2017년 준비위원회’가 들어있다며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는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탈 중국화와 함께 ‘탈 국민당화’를 통해 문화적 독립을 꾀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는 ‘신남향(新南向) 정책’도 추진 중이다.

특히 국민당 정부가 만든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 건국기념일(국경절)인 1일에는 대만 정부의 이 같은 노선에 반발한 친 중국 세력의 시위도 벌어졌다.

대만의 친중계 정당인 중화통일촉진당 당원과 지지자 2000여명은 전날 타이베이역 근처에서 중국과의 통일을 주장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중국 오성홍기와 함께 ‘나의 국기’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파문을 일으켰다.

이 당은 최근 대만대에서 열린 중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 녹화에 대만 독립을 주장하던 학생들을 폭행해 논란이 됐던 정당이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샤먼(廈門)과 맞붙은 진먼다오(金門島)에서 양안교류 30주년을 기념해 ‘소삼통(小三通)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으나 중국 측 학자들이 아예 불참했다.

현지 진먼대 학생들이 동원돼 세미나 자리를 채웠을 뿐이었다. 양안간 경제교류(통상), 물적교류(통항), 우편교류(통우)를 뜻하는 소삼통은 대만의 진먼도과 마쭈다오(馬祖島)를 중심으로 16년 전인 2001년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