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입은 저축銀] 대형 저축은행, 핀테크에 생존건다
2017-09-29 10:31
경쟁력 높은 예적금 상품 핀테크에 접목해 활발히 운영
전문 부서 신설하거나 핀테크 업체와 MOU 맺어
전문 부서 신설하거나 핀테크 업체와 MOU 맺어
저축은행들이 생존 전략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은 미래 먹거리로 핀테크를 선정, 사활을 걸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생존에 위협을 느낀 대형 저축은행들은 젊은층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을 내세운 비대면계좌 개설 앱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의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 어플인 SB톡톡은 수신액 5000억원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SB톡톡을 이용하면 50여개가 넘는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포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하나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저축은행은 물론 대신저축은행, KB저축은행 등도 비대면 계좌 개설앱을 개별적으로 운영 중이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비대면 계좌 개설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무엇보다 예적금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예적금 상품에 편리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접목해 젊은층 고객을 대거 끌어들 일 수 있다는 셈범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중장년층 고객은 예적금 특판이 시작되면 저축은행에 직접 방문해 오랜 시간 줄을 서서라도 통장을 만든다. 하지만 젊은층은 다르다. 무엇보다 저축은행 예적금 금리가 높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들이 예적금 상품을 통해서 저축은행을 접할 수 있다"며 "특히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는 점포에 방문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없어 2030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 챗봇에 이동점포까지 핀테크 도입 활발
대출 상품에도 핀테크를 접목해 편리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전용 대출 플랫폼 '사이다'의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핀(PIN) 번호와 국제표준 파이도(FIDO) 생체인증 기반 지문,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방식을 도입했다. 또 신분증 자동촬영과 문자판독(OCR) 등을 적용해 대출 신청 과정을 대폭 줄였다.
챗봇(Chat-bot)도 인기다. 챗봇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서비스다.
JT친애저축은행은 카카오톡으로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카카오톡과 네이버톡톡에서 이용할 수 있는 챗봇서비스 웰컴봇을 오픈했다. 24시간 비대면 금융서비스 상담이 가능하며 국내 최초로 챗봇 내에서 대출한도조회부터 대출신청까지 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오키톡은 OK저축은행의 홈페이지, 모바일앱 및 모바일웹 상에 더해 카카오톡과 네이버톡톡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찾아가는 뱅킹서비스'가 가능한 태블릿 지점인 ‘W 브랜치’를 선보였다. 이동식 점포 'W브랜치'는 수신과 여신 업무를 모두 지원해 고객이 영업시간 구애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IT 인재 영입 혹은 핀테크 업체와 MOU
핀테크가 생존을 가르는 주요 사안이 되면서 저축은행들은 IT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 막 핀테크 사업을 시작한 단계여서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에 핀테크 TFT를 마련했고 웰컴저축은행은 데이터 사이언스팀, e비즈니스팀 등 핀테크 관련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미래디지털사업부를 신설하며 디지털 서비스 부분을 강화해왔다.
핀테크 업체와 손을 잡는 사례도 늘었다. 동부저축은행은 최근 소액해외송금 전문 핀테크업체 '센트비'와 해외금융네트워크 공유, 해외신사업 모델 발굴 등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부저축은행은 센트비의 소액해외송금 핀테크 신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월 간편 송금서비스인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핀테크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여타 금융권에 비해 저축은행은 핀테크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대형 저축은행은 인재를 영입하거나 핀테크 업체와 MOU를 맺는 식으로 핀테크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