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銀, 두 이통사 몸 달았다
2017-09-27 18:31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시중은행들과 손을 잡고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놓고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 허용할 의사를 내비친 상황으로, 두 이통사가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핀테크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생활밀착형금융플랫폼 ‘핀크’를 선보였다. 2030을 위한 ‘머니 트레이너’를 지향하는 핀크는 이용자의 소비습관을 점검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하나은행 계좌와 핀크 계좌를 연동하면 휴대폰 번호 가운데 네자리와 끝 네자리 수의 합만큼 최대 2만원의 핀크머니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가입자 끌어들이기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인터파크 등과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LG유플러스 역시 KB금융그룹과 함께 통신금융생활플랫폼 ‘리브메이트(Liiv Mate)’를 운영 중이다. 리브메이트를 활용하면 KB금융그룹 이용 실적에 따른 적립 포인트를 활용해 통신요금결제가 가능하다.
한편 KT는 이미 우리은행 등과 손잡고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설립을 주도, 대주주로 참여 중이다.
이통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통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6000만 명을 돌파한 상태로 완벽한 포화시장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 서비스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이통사들의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통신비 납부, 소액결제 등으로 통신업과 은행업은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이통사들이 보유한 막대한 가입자 인프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방대한 가입자를 바탕으로 쌓아온 데이터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비판과 은산분리 등 규제완화 이슈가 걸림돌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