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킹스맨2' 매튜 본 감독 "'죽은' 콜린 퍼스, 되살린 이유는…"

2017-09-28 09:45

영화 '킹스맨'의 연출을 맡은 매튜 본 감독[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2015년 전 세계를 흥분시켰던 ‘신사’들이 돌아온다. 영국식 첩보영화에 젊은 감각을 더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킹스맨’이 두 번째 이야기로 관객을 찾은 것. 2년 만에 관객 앞에 나선 영국 신사들은 한층 넓어진 세계관과 변칙적 설정들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전작의 속편 격인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 이하 ‘킹스맨2’)은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의 두 번째 이야기다. 국제적 범죄조직인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킹스맨이 형제 조직인 스테이츠맨의 도움을 받아 골든 서클을 저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27일 국내 개봉에 맞춰 아주경제와 화상 인터뷰를 가진 매튜 본 감독은 이번 작품 역시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모든 전형성을 뒤엎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킹스맨2’가 드디어 개봉했어요. 불안한 동시에 흥분되는 일이에요. 영화가 공개된 뒤 호평과 혹평을 오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100% 만족하고 있습니다. 의견이 갈린다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 또 싫어할 수도 있죠. 그건 당연한 일이에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킹스맨’은 영화 공개 후 호오(好惡)가 갈리기도 하고 또 특정 장면에서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주인공 에그시(태런 에저튼)이 여성의 성기에 추적기를 설치하는 등, 여성의 몸을 수단으로써 이용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저는 그 장면을 성차별이라 여기지 않아요. 오히려 그 신에 관해 우려를 표하는 걸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어요. 추적기 설치 전 여성이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나, 상대 남성에게 ‘오줌을 누겠다’는 발언을 하는데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죠. 추적기와 관련해서만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재밌었어요.”

영화 '킹스맨'의 매튜 본 감독과 배우 채닝 테이텀[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해리(콜린 퍼스)의 복귀 역시 마찬가지. 전작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죽었던 해리의 귀환에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킹스맨’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강점이라면 어떤 이야기든 풀어낼 수 있다는 거예요. 해리 없는 킹스맨은 상상할 수 없고 또한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요. 더불어 콜린 퍼스와도 다시 일해보고 싶었고 팬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콜린을 다시 부르게 된 거예요.”

음악을 빼고 영화 ‘킹스맨’을 논할 수 있을까? 음악과 액션을 매치, 인상 깊은 장면을 만들었던 영화 ‘킹스맨’은 그 명성에 걸맞게 이번 작품에서도 명품 음악들을 대거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음악은 제게 첫사랑과 같아요. 과거, 저는 뮤지션이 되길 바랐었거든요. 자체적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것도 좋아하고 딱 떨어지는 곡을 선택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죠. 제 취미 중 하나에요.”

음악과 관련, 이번 작품에서는 특별한 인물이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바로 전설적인 명가수 엘튼 존. 극 중 엘튼 존은 악당 포피에게 납치돼 그녀만을 위한 주크박스로 이용된다.

“지난 1편 때도 엘튼 존 캐스팅을 시도했는데 거절당했죠. 영화가 개봉한 뒤, 엘튼 존은 굉장히 후회했다고 해요. 그리고 나서 또 한 번 캐스팅을 제안했고 이번에는 수락해줬죠. 제가 엘튼 존을 캐스팅하고 싶었던 건 전에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였어요. 엘튼 존이 출연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있을 텐데 그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또 그가 출연함으로써 큰 화젯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캐스팅을 결정했어요.”

영화 '킹스맨' 매튜본 감독과 배우 태런 에저튼[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다양해진 등장인물과 넓어진 세계관을 통해 ‘킹스맨’ 유니버스를 탄생시킨 매튜 본 감독은 3편 역시 고려 중이라고. 감독판·스핀오프 작에 대한 소문 역시 무성했지만, 이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팬들이 ‘킹스맨2’를 사랑해주길 바라고 이후에도 팬들이 원한다면 많은 이야기를 풀어볼 수 있겠죠. 너무 욕심을 내진 않으려 해요. ‘킹스맨2’에 집중하려고 해요.”

매튜 본 감독은 인터뷰 내내 영화 ‘킹스맨’ 팬들을 의식, 그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그가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킹스맨’이 흥행하게 된 것은 한국의 도움이 컸다”는 매튜 본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 6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신드롬적 인기를 모은 바 있었다.

“우리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위한 특별한 프로모션들도 진행한 거고요. 아쉽게도 제가 발이 부러지는 바람에 내한 프로모션에 참석하지 못했어요. 아쉬운 마음이에요. 하지만 이렇게나마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기쁘고 1편을 사랑해주신 만큼 2편도 찾아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