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정국 파행 막는 협치 제도화 실현해야
2017-09-25 18:00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들러리는 서지 않겠다’고 완강히 거부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현재까지는 참여가 불투명하다. 홍 대표가 불참할 경우 제1야당이 빠진 채 회동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결로 끝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과 천신만고 끝에 이뤄진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은 협치와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운 소중한 기회였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면서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협치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출국 전 이뤄진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민의당 지도부에 전화도 걸어 간곡하게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자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들을 모시겠다"면서 "국가안보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협치 의지를 강하게 전달한 것이다.
협치는 문자 그대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나와 다른 이들과 정치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내줄 건 내주고 얻을 건 얻는 것이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생의 지혜인 것이다.
정국 파행은 언제든 재연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의 적폐를 쌓아올린 정치세력이다. 적폐 청산의 칼날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으로 국민의 단죄를 받아 탄핵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4대강사업과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국민 세금 수백조원을 날려버린 이명박 정부로 향하고 있다.
당장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바른정당은 ‘정치 보복’이라고 펄쩍 뛰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회를 볼모 삼아 문재인 정부의 인사와 개혁입법에 제동을 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협치를 내세워 여론을 호도하려는 야당들의 어깃장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적폐 청산과 협치는 법과 원칙대로 분리 처리하면 된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국민의당 역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향후 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등의 국회 인준 과정에서 또다시 실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정부와 여당은 야당에 손을 내밀고 적극적인 협치를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고, 야당은 이념 대립이나 억지 명분을 내세운 갈등 조장을 멈춰야 한다.
청와대는 협치 방안으로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언급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고정 멤버로 하고, 필요에 따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거나 그러지 않으면 총리가 참석해 여야 지도부와 국정 현안들을 공유한다.
청와대 회동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협치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와대 회동을 정례화하고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가동하는 등 다각적인 협치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협치 채널을 통해 안보위기에 초당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 방향을 조율해야 한다.
북한 미사일·핵실험 도발로 한반도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소비심리와 기업의 설비투자 심리도 위축돼 있다. 여기에 북한 리스크와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겹쳐 경제여건은 더욱 좋지 않다.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내우외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야당은 정부여당이 국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정쟁보다는 정치를 하자. 국민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