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人]<5>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7-09-24 18:18
청와대 열린 소통 이끄는 '對국민 메신저'
온·오프라인 섭렵 미디어 전문가
문재인1번가·파란캠페인 등 주도
靑 홈페이지 개편 직접 소통 강화

[사진=연합뉴스]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맞춰 국민과 청와대가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싶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맡은 윤영찬 수석의 포부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청와대 직제개편에서 기존의 홍보수석실을 국민소통수석실로 새롭게 만들었다.

일방적인 홍보(널리 알린다)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으로 국민의 직접민주주의 요구를 안고 그에 대한 창구들을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윤 수석은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정부를 구현하는 일을 총괄하고 있다.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는 기존 언론들과 막힘 없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물론, 때에 따라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소통으로 국정 전반을 투명하게 알리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윤 수석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모두 거친 미디어 전문가이다.

청와대가 윤 수석을 임명하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미디어 전문가로서, 과거의 일방적 홍보가 아닌 쌍방향 소통의 대화와 공감의 새로운 국정홍보 방식을 구현해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북 전주 출신인 윤 수석은 서울 영등포고,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에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 기자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관련 특종 보도로 1995년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1994년 정치부로 배속 받아 가장 먼저 출입한 곳이 민주당이다. 동교동을 담당하면서 당시 김대중 총재(DJ)가 그의 성실성을 높이 샀다. DJ가 자신의 승용차에 윤 수석을 동승시켜 국회의원 공천 내용을 알려줄 정도로 신뢰가 각별했다고 알려진다.

윤 수석은 신문기자이면서도 뉴미디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네이버로 옮겨 미디어서비스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외정책과 홍보 업무 등을 총괄했다.

동아일보와 네이버 재직 당시 업무 추진력 외에도 소탈하면서도 겸손한 성품을 겸비해 주변에 적(敵)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로 통했다. 지인들사이엔 "후배들에게는 관대하지만 상사들에게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네이버에 사표를 내고 문재인 후보의 경선캠프에 합류해 SNS본부장을 맡았다.

윤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대책위원회 SNS공동본부장을 맡아 대선 캠페인의 최고 히트작으로 평가되는 정책쇼핑몰 '문재인 1번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문재인 1번가는 공약을 판매한다는 발상 아래 신선한 소통창구로 호평 받았고, 2030세대의 표심을 잡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국을 덮자 파란 캠페인', '박원순·안희정·김부겸마저 춤추게 만든 투표참여 캠페인' 등을 이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윤 수석은 지난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청와대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소통 플랫폼으로 청원게시판을 신설, 언론을 거치지 않은 직접 소통 수단을 대폭 강화했다. 국민소통과 공론장의 기능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정보의 독점권을 가진 청와대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 동영상을 배포하며 정보의 유통까지 직접 나서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다음카카오 부사장 출신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은 사회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년법 폐지, 여성 징병제 실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반대, 보육료 인상,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교체 등의 청원 등으로 게시판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 게시판은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 형식에 네이버 웹툰의 ‘베스트 도전 리그 게시판’, 오늘의 유머 등 커뮤니티 사이트의 ‘추천’ 기능을 모두 모아놓았다.

윤 수석은 이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다른 점으로 소통과 탈권위를 꼽았다. 문 대통령의 진솔한 모습도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국민소통수석실은 청와대의 정책 성과를 설명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일상을 전하는 청와대 TV를 만들었다. 청와대가 추진하는 정책 이슈에 대해 소관 수석실이나 정부 부처, 경우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게 하려는 콘셉트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집무실 셀카, 관저 소개 등을 담아 큰 호응을 얻었고, 각 수석들이 돌아가며 정책 대담을 하기도 했다.

윤 수석의 하루 일과는 숨 돌릴 틈 없는 회의의 연속이다. 아침 회의만 3개다. 아침 5시 40분에 일어나 곧바로 출근해 신문을 보고, 기자들의 전화 응대를 하고 회의에 들어간다. 회의가 끝나도 다시 릴레이로 이어진다. 소통수석실은 여민3관에 있다. 낡고 비좁은 건물 한 귀퉁이, 4~5평 남짓한 사무실 책상에서 짬짬이 눈을 붙이며 피곤을 푼다. 책상 옆 옷걸이에는 색깔별로 넥타이 6~7개가 서로 뒤엉켜 걸쳐져 있다. 이 넥타이들은 언제 있을지 모를 브리핑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장 기자 시절에도 이처럼 바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이유를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라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늦둥이 아들을 둔 아버지다. 내 아이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모든 사람이 자유와 인권,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가 매일 대 국민 메신저로 열심히 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