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강국 이면에 고달픈 택배기사들의 삶
2017-09-21 14:26
중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상거래 국가이다. 대표적인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글로벌기업 반열에 들어선 지는 이미 오래. 인터넷상거래 발전을 뒷받침한 것은 택배업이다. 중국의 택배망은 광활한 대륙을 촘촘히 연결한다.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는 중국 택배기사들의 땀과 노고가 서려있다.
2016년 중국은 300억건의 택배물동량을 처리했다. 택배기사는 모두 203만명이다. 택배기사 수는 2012년에 비해 4.6배 증가했다.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전문대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다. 보통 한달에 6000위안의 소득을 올린다. 이 중에는 1만위안의 월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단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1만위안의 소득을 올리려면 하루에 200건 이상의 택배물량을 처리해야 한다. 살인적인 작업강도가 요구되며, 만성피로에 빠지거나 건강을 상하기 쉽상이다.
지난해 광군제 하루동안 10억5000만개의 택배화물이 쏟아졌다. 평소 물량의 20배에 달한다. 이날은 배달원 한명이 200개이상을 처리해야 한다.
택배기사들은 보통 거리에서 택배를 늘여놓고, 분류작업을 한 후 3륜차에 실어서 배송을 한다. 몇달만 하다보면 해당지역의 거리나 골목길, 지름길에 대해 빼꼼히 알게된다. 자주 드나드는 집의 고객이나 아파트 경비원과 쉽게 친구가 된다. 집주인이 택배기사에게 건네는 음료수 한잔은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떠나는 발걸음도 가볍다.
지난해 베이징의 고급아파트 단지에서 순펑(順豐)택배 택배차량과 승용차간 접촉사고가 일어났다. 승용차 운전자가 내려서는 막무가내로 택배기사의 뺨을 때렸다. 택배기사들 사이에 이 이야기가 급속히 퍼졌고, 결국 왕웨이(王衛) 순펑 회장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왕웨이 회장은 택배기사 출신이다. 누구보다도 택배기사의 설움을 잘 안다. 그는 공개적으로 가해자를 찾아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가해자는 경철서 철창신세를 졌다. 이 스토리는 중국 택배업계의 미담으로 남았다.
2017년 류창둥(劉强東) 징둥 회장이 택배기사들의 집을 찾아가보고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놀랐다다고 한다. 그는 주거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단순한 말 한마디라도 택배기사들의 마음에 위로가 된다.
최근에는 택배기사들이 음식배달원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배달원의 작업강도는 택배기사에 비해 낮다. 그러면서도 수입은 더욱 높다. 보통 음식 배송비는 3~4위안이다. 저녁 9시이후에는 할증요금이 붙어서 한건당 7위안이다. 점심식사시간과 저녁식사시간에 일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이후에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음식배달원은 이 시간에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배우는 등의 자기개발을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개발에 농민공들의 아픔이 자리잡고 있다면, 현재 중국의 IT산업 발전에는 젊은 택배기사들의 고달픈 삶이 베어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