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기가와이어’로 미국을 사로잡다

2017-09-17 10:37
미 보스턴 시와 ‘기가 와이어’ 개통식…기술 공급 국내기업 최초
글로벌 통신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 기대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야사 프랭클린(Jascha Franklin) 보스턴시 CIO가 기가 와이어 개통식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KT 제공]


KT의 혁신기술인 ‘기가 와이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통신시장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한다.

기가 와이어는 광케이블 없이 구리선만으로 최대 1Gbps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KT는 지난 15일 미국 보스턴시 하이버니안 홀에서 기가 와이어 개통식을 갖고 보스턴 다운타운에 기가 와이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개통식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보스턴 시 야사 프랭클린(Jascha Franklin) CIO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보스턴에서 기가 와이어 기술을 공급한 것은 KT가 국내 기업 최초 사례다.

보스턴과의 기술 공급 배경은 황 회장이 지난해 9월 하버드 메모리얼 특강을 인상 깊게 들은 수전 크로퍼드(Susan Crawford) 하버드 법대 교수가 KT의 혁신기술 사례를 본인의 저서에 담고 싶다고 연락한 뒤부터 시작됐다. 크로퍼드 교수는 이런 기술이 보스턴에도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후 KT와 보스턴 시는 인프라 낙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사업 협의를 통해 지난 6월 기가 와이어 구축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본격적으로 보스턴 다운타운에 기가 와이어를 구축하게 됐다. 황 회장의 기술리더십이 해외서도 빛난 것.

이번 기가 와이어 구축은 60년 이상 된 고풍스런 건축물이 많아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이 쉽지 않은 보스턴시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보스턴의 저소득층이 밀집한 오래된 건축단지를 대상으로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주민들의 인터넷 환경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보스턴 시에서 추진하는 주요 정책인 ‘정보격차 해소’ 프로젝트의 의의와도 일맥상통했다. 보스턴 시는 민·관 협력 하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선해 모든 가정과 기업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인터넷 창시국이지만 광케이블 구축률이 전 세계 22위에 그치고 있어 앞으로도 KT의 기가 와이어 같은 혁신 기술이 미국 통신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시범 구축한 ‘기가 와이어 2.0’은 우선 보스턴 다운타운 내 13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한다. 기존 노후선 재활용만으로 기존 인터넷 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른 인터넷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KT는 기가 와이어의 차별화된 기술 포인트로 △KT만의 ‘간섭 완화 기술’ △Clock 공유를 통한 이종 통신사 간 ‘공존 가능 기술’ △동기케이블을 활용, 최대 256가입자까지 손쉽게 확장 가능한 ‘확장성 기술’ 등을 강조했다.

사측은 이와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 KT의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과 스마트 솔루션 등의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전송 주파수 대역 확장 및 송신 전력 제어 기술을 통해 지속적인 기술 진화를 모색한다. 향후 2018년에는 ‘기가 와이어 3.0’을 업그레이드해 클라우드 기반 구조를 적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KT는 MWCA 전시회 기간 동안 기가 와이어 3.0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김현표 KT 융합기술원 가입자망기술담당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가 선진국 적용 사례를 통한 기술상품 가치 제고는 물론 글로벌 CSV 사례 확보가 될 것”이라며 “정부기관 및 현지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관계 구축을 통한 후속사업과의 연계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