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中철수 파장] 식품업계도 매출 반토막 ‘멘붕’
2017-09-18 05:28
‘좋은 친구’ 오리온 매출 42% 급감…롯데제과·농심 中법인서 역신장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롯데마트가 사드 보복조치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는 타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식품업체들도 중국 내 사업 유지에 관해 고심하는 상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모두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통업체의 정착 실패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롯데제과의 2분기 실적보고에 따르면 총 8개의 해외법인 중 중국 내 매출만 역신장했다. 8개 국가의 올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28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8% 늘어났다. 다만 중국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37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는 194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사명을 좋은 친구를 뜻하는 ‘하오리요우(好麗友)’로 바꾸며 중국 사업에 일찌감치 뿌리를 내린 오리온도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손실이 심각하다. 반기 실적만 본다면, 오리온 중국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6504억원 매출 대비 올해 상반기는 42% 급감한 37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한·중 양국의 사드 갈등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7월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오르며 회복세다.
특히 오리온은 제과사업 외에도 향후 중국에서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관련 사업의 확대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철수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려 했던 CJ푸드빌과 SPC도 사드 악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SPC는 중국에 파리바게뜨 200호점을 열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순조롭게 전개하고 있었다. 가맹점 대부분이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어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사건의 진행 방향에 따라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CJ푸드빌 역시 중국 내 뚜레쥬르 등 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한국 제품은 우수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반면 반한(反韓) 감정의 씨앗으로 번질 수 있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식품업계는 사드 보복이 한풀 꺾인 3분기부터 매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최근 정부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로 인해 오리무중의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관련 이슈가 과거보다 한층 누그러졌지만 당국의 추가 배치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교적 이슈는 기업이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업체들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동남아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