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대출 90% 고신용자…서민 외면
2017-09-13 19:00
출범때 중금리대출 확대 취지 무색
케이뱅크 중금리, 시중은행보다 높아
중저신용자 51% P2P업체와 대조적
케이뱅크 중금리, 시중은행보다 높아
중저신용자 51% P2P업체와 대조적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정작 중금리대출 시장 창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13일 은행연합회 은행별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8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5.59%다.
실제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보면 신한은행의 5~6등급은 4.58%, 국민은행은 6.43%, 우리은행은 6.33%로 케이뱅크보다 적게는 0.61%, 많게는 2.46%낮다. 시중은행 중 케이뱅크보다 5~6등급 금리가 비싼 곳은 하나은행(7.69%)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리는 저렴한 편이지만 신용대출이 고신용자에 집중되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모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출범 이후 한 달 간의 대출 실적을 보면 고신용자의 대출 건수가 전체의 66.7%를 차지하고 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89.3%다.
이는 자체 CSS를 보유한 P2P업체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P2P업계 신용대출 1위인 렌딧은 자체 CSS와 자동 알고리즘을 토대로 대출을 내준다. 전체 대출자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5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 대출이 고신용자에 집중돼 있다고 판단, 상시 모니터링 및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본래 역할인 4~7등급 중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도입 배경 중 하나가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였는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그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 방식 등으로 중·저신용자 포용에 힘써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