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료헬스산업, 4차산업혁명시대 중심에 서다

2017-09-14 09:00

이원복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과거부터 로봇과 인공지능(AI)은 공상과학(SF)영화와 소설의 단골 주제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SF영화에서만 봐온 의료기술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기술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의료현장에 일부 도입됐고, 핵심기술은 의료산업분야에서 혁신을 창출해 여러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특히 의료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가장 원활한 분야 중 하나이며, 의료영상 분석은 딥러닝의 좋은 활용사례이다.

국내외 병원에서 도입한 IBM 왓슨은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의료시스템으로, 현재 의료 분야에서 가장 앞선 인공지능시스템이다.

왓슨은 학자들이 정리해 놓은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학습했고 현재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또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자의 연구능력을 향상시키고, 의료진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고병원 중 하나인 미국의 MD 앤더슨 암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왓슨의 표준치료법은 정확도가 82.6%에 달한다. 특히 메모리얼 슬론게터링 암센터에서는 왓슨이 폐암 환자에게 제안한 치료방침의 정확도가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의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현재 미국 의료비 지출의 6~7%(19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도 영국 보건산업 일자리 4000개를 창출하고, 신산업 창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국가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창출 차원의 일환으로 준비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지난달 16일이 국무회의를 통과됐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국가전략 논의 △신산업과 관련한 법제도와 규제 개선 △고용 및 복지 등의 사회혁신 △국민인식 제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그 중심에 의료헬스산업이 있다.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의료산업은 중요한 미래 산업이 될 것이며, 신제품 상용화와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시험인증기술이 필수다.

기술발전과 함께 인공지능시스템이 기존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인공지능시스템의 신뢰성 저하 및 오작동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우선 인공지능시스템의 의료 의사결정 부분의 정확성 확인을 위한 시험기준과 시험평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램의 오류나 오작동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최소화시키기 위한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각 병원이 축적한 의료데이터를 인공지능시스템이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도 필수이다.

필자가 몸담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의료헬스산업 연구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헬스케어 종합지원센터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의료데이터 표준화 연구를 통한 질병별 의료데이터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제조기업 및 신규 스타트업에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오작동 및 정확도를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시험평가체계 구축과 국제표준기구 표준 제정·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의료인력 및 의료기관 등 경쟁력 있는 의료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을 보유해 의료산업의 발전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 의료산업이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날도 머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