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원료의약품’이 효자…수출 50%↑
2017-09-12 03:01
화학, 상반기 매출 980억 전체 14%
미 길리어드 등 파트너사 협력 강화
매출구조 안정화에 기여…전망도 밝아
미 길리어드 등 파트너사 협력 강화
매출구조 안정화에 기여…전망도 밝아
제약업계 최초로 1조원 매출액을 달성한 이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유한양행에게 원료의약품 사업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원료의약품이란 실제 병원에서 사용되는 완제의약품 제조에 원료로 쓰이는 의약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데 성공하면서 매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올해 1분기·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화학계열사인 유한화학 매출은 각각 512억원과 980억원으로, 계열사를 포함한(연결기준) 유한양행 전체 매출에서 각각 14.6%, 13.9%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에 6.1%, 상반기에 10.7%였던 것과 비교하면 유한양행 전체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많게는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등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영향이 크다. 길리어드는 B형간염과 C형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등에 대한 신약을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우는 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에 원료의약품을 제공하면서 그 영향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올해 하반기도 신규원료의약품에 대한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수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원료의약품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도 원료의약품 시장 전망은 밝다. 지난해 1579억달러에서 2021년 2139억달러까지 연 평균 6.5%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료의약품 시장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유한양행으로선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이같은 원료의약품 사업 성장은 유한양행 매출 구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거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와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등 여러 다국적제약사와 제품 판권 도입 계약을 맺고 매출 규모를 키웠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1조원을 상회하면서 승승장구하는 행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7062억원 중 약 25%는 B형간염약 ‘비리어드’, 당뇨병약 ‘트라젠타’, 고혈압약 ‘트윈스타’ 등 주요 판권 도입 제품에서 나왔다.
다만 판권도입 제품으로 적잖은 성장을 거뒀지만, 이는 곧 계약파기와 판권 회수 시 한 순간에 큰 매출공백이 발생하면서 위험요소로 돌아올 수 있다. 때문에 유한양행은 향후 판권이 회수되더라도 자력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원료의약품 사업과 같은 기반을 갖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