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주택양극화…무주택자 절반인데 상위 1% ‘주택부자’는 7채 보유
2017-09-10 18:37
국내 총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주택을 한 채도 갖고 있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주택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세청과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개인부동산 보유 현황’을 토대로, 지난해 보유 부동산 가격 기준 상위 1%가 보유한 주택은 총 90만6000채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상위 1%는 13만9000명으로, 한 명이 평균 6.5채의 주택을 보유한 셈이다.
2007년 상위 1%(11만5000명)가 보유한 주택은 37만채로 한 명당 평균 3.2채를 갖고 있었는데, 9년 만에 평균 주택 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상위 10% 역시 보유한 주택이 늘어났다. 2007년 상위 10%는 115만명에서 지난해 138만6000명으로 늘었고, 보유주택도 261만채에서 450만1000채로 많아졌다.
이에 한 명이 보유한 주택이 9년 만에 2.3채에서 3.2채로 늘어났다.
상위 1%가 보유한 주택의 총 공시가액은 2007년 158조4200억원에서 지난해 182조3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위 10%도 652조5300억원에서 796조93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2015년 11월 기준 전체 가구의 44%인 841만2000가구는 무주택자다.
국내 절반 이상이 보유한 주택이 없는 가운데, 상위 1%는 지난 9년간 보유주택이 두배 이상 늘어나면서 ‘주택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토지 또한 상위 1%가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토지가격 기준으로 상위 1%(8만1000명)는 여의도 면적(2.9㎢)의 1161배인 3368㎢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토지 공시가액은 335조1400억원으로 평균 41억3000만원의 토지를 갖고 있었다.
토지면적은 2007년(3513㎢)보다 줄었지만, 평균 공시가액(37억4000만원)은 증가했다.
상위 10% 역시 토지면적은 1만3730㎢에서 1만3645㎢로 줄었지만, 평균 공시가액은 9억4000만원에서 10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박 의원은 저금리 기조로 금융자산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자금이 부동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노동소득 불평등 개선과 동시에 자산소득에 대한 적정과세가 동반돼야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