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러간 '9개의 다리' 놓아 동시다발 협력…동북아 '슈퍼그리드' 협의"
2017-09-07 15:48
제3회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서 '新북방정책' 천명…"北 극동개발 동참 희망"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북방정책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의 다리(9-Bridge 전략)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이뤄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그 9개의 다리는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막한 제3회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 기조연설에서 신(新)북방정책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극동지역 개발을 목표로 하는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맞닿아 있다. 신북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극동"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동북아 국가들이 협력해 극동개발을 성공시키는 일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근원적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북아 국가들이 극동에서 경제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이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 없이도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는 길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을 위해 그간 논의돼온 야심 찬 사업들이 현재 여건상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더라도,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사업들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이 한국까지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시작부터 함께하면 더 좋은 일"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복귀해 이러한 사업들에 동참하기를 절실하게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극동지역을 '환태평양 시대를 주도하는 역동의 협력 플랫폼'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며 "러시아가 추진하는 극동 개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한국이며, 한국이 추진하는 신북방정책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러시아의 극동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남북관계의 어려움으로 진척시키지 못했던 사업들을 포함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 우선하는 목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러시아에서의 가스 수입뿐 아니라 에너지 개발 협력에도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우리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의 연결은 유라시아 대륙과 해양을 이어주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역내 국가들의 전력협력을 위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에너지 슈퍼링 구상이 몽골 고비사막의 풍력, 태양광과 함께 거대한 슈퍼그리드로 결합하면 동북아시아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처럼 동북아경제공동체와 다자 안보체제로 발전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공단의 설립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조성으로 이뤄질 수산분야의 협력은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내년부터 양국 간 지방협력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소개하고 "포럼을 통해 양국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지방 중소상공인간의 실질협력과 인적교류도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조속히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은 광역두만개발계획(GTI) 같은 다자간 협력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고 "평창에 와 주시면 자연스럽게 한·러 연례 정상회담이 복원될 것"이라며 "동계올림픽을 연이어 주최한 호스트 국가들로서 전세계에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보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