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마광수 유작 '추억마저 지우랴', 이르면 이달 출간 예정
2017-09-07 10:34
단편 21편 묶은 소설집 편집까지 마쳐…'변태는 즐거워' 등 고인의 솔직함 담겨
지난 5일 별세한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유작이 이르면 이달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마 전 교수는 최근까지 새 소설집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전 어문학사 대표는 "단편 21편을 묶어 ‘추억마저 지우랴’라는 제목으로 내기로 하고 편집까지 마친 상태인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유족과 상의해 이달 안에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 전 교수는 어문학사에서 소설 ‘나는 너야’(2015), ‘나만 좋으면’(2015), 에세이 ‘인간에 대하여’(2016) 등을 펴낸 바 있다.
윤 대표에 따르면 마 전 교수는 최근 단편집·중편·장편소설 순서로 책을 내자고 얘기했으며, 이미 완성한 중편의 원고는 미처 보내지 못했다. 고인은 자신의 첫 장편인 ‘권태’(1989)의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해 재출간 계획도 세우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머리말을 대신해 '그래도 내게는 소중했던'이라는 제목의 서시(序詩)를 남겼다.
‘시들하게 나누었던 우리의 키스/어설프게 어기적거리기만 했던 우리의 춤/시큰둥하게 주고받던 우리의 섹스//기쁘지도 않으면서 마주했던 우리의 만남/울지도 않으면서 헤어졌던 우리의 이별/ 죽지도 못하면서 시도했던 우리의 정사(情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