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다카' 폐지 공식 발표 .."드리머 추방은 美 노동력 부족시대 역행"
2017-09-06 18:01
세션스 법무장관 기자회견서 밝혀
최종 결정권 가진 의회로 넘어가
최종 결정권 가진 의회로 넘어가
도널드 트럼프 美 행정부가 5일(이하 현지시간)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폐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다카 프로그램은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청년들이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이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는 했지만 다카 폐지로 무려 80만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 자녀들이 미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봉착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이민정책 타깃이 된 '드리머'···공은 의회로 넘어가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당시부터 1100만여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선 뒤에는 300여만명에 달하는 범죄기록 보유자 추방으로 범위를 한정하기는 했지만, 강력한 이민 정책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다카 수혜자들은 정부에 자신들의 모든 정보가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추방이 더욱 손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도입된,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프로그램인 다카는 불법체류자들의 자녀들에게 갱신 가능한 2년 유효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면서, 임시로 강제추방을 유예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 젊은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는 어떠한 잘못도 없으며, 그들을 겨냥해서는 안된다"며 트럼프의 다카 폐지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또 "의회는 도덕적 시급성을 갖고 다카 프로그램 수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의회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의회, 일할 준비 하라-DACA!"라고 올리면서 폐지안 입법을 촉구했다. 그러나 세법 개정, 내년도 예산안, 부채한도 증액안 등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당장 이민법 논의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공화당 내부에서 다카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어 6개월 내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기업들 "미국 노동시장이 가야 할 방향과 안맞아"
기업들의 반발도 거세다. 특히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 밸리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여러 채널을 통해 '다카' 폐지 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카 프로그램에 등록된 이들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다카 폐지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노동시장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이 가야 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인구학적 변화 추이를 보면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나게 돼 있다"면서 "경제성장 3%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와 이번 정책은 모순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가장 뛰어나며 똑똑한 이들을 잡아두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를 여러 측면에서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머물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