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사는 ‘우즈베크 원정길’…‘베테랑 킬러’ 이동국만 믿는다
2017-09-05 00:03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밤 12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다. 한국은 A매치 상대전적에서 10승3무1패로 앞서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49위로 64위인 우즈베키스탄보다 높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원정 경기다. 자력으로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4승2무3패(승점 14)로 3위 시리아, 4위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12)에 승점 2점 앞서며 2위에 올라 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비길 경우 시리아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하면 골득실에서 뒤져 조 3위로 떨어지게 된다. 3위는 B조 3위와 아시아 플레이오프를 치른 후 북중미 4위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펼쳐야 한다. 멀고 험난한 길이다. 우즈베키스탄에 진다면 시리아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4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다. 위기의 한국 축구다.
이란전 0-0 무승부 후 대표팀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주장 김영권(광저우)의 말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이란과 경기 후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해 축구팬들을 비난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김영권은 1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렇게 이야기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나쁜 의도를 갖고 이야기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내 발언에 화난 분들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베테랑이다. 이동국은 “이란전은 지나간 일이니 모든 것을 잊고 남은 한 경기에 힘을 쏟아내자”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수많은 위기의 순간에 극적인 동점골, 결승골을 여러 차례 기록했던 이동국은 축구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