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논란 일으킨 주장 김영권의 ‘아쉬운 말’
2017-09-01 09:52
한국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승리해 승점 3점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한국은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오는 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에서 승리해야 자력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
경기 결과도 아쉬웠지만 그보다 더 아쉬움을 남긴 것은 주장 김영권의 말이었다. 김영권은 31일 이란전 후 취재진들에게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권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눈빛만 봐도 그 뜻을 알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전해진 후 김영권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축구 팬들은 “한국 팀의 소통을 위해서는 관중 없이 경기를 해야 겠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영권은 수비수들끼리 소통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생길만한 발언이었다.
김영권은 1일 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게 아니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 말을 잘못했다.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하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주장이 하는 역할은 참 많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이어주는 역할, 그라운드에서 팀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언론, 대중들과도 소통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 터질 때 선수 대표로 미디어 앞에 서는 것이 주장이다. 요약하면, 대표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이 주장이다.
팬들은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한 고비에 서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평일인 목요일 오후 9시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6만 3124명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대표팀이 승리했다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홈 관중들과 함께 자축할 수 있었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여기에 김영권의 오해를 살만한 말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너무나 아쉬운 시점에 나온 아쉬운 오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