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사업무산 가능성…발등 찍힌 호매실 입주자들 분통
2017-08-31 11:10
- 신분당선 연장 KDI 타당성 없음 결론...2022년 개통 불가능
- 지난 6월 호매실 지구 입주 아파트 웃돈 수천만원..."시세 하락 우려"
- 지난 6월 호매실 지구 입주 아파트 웃돈 수천만원..."시세 하락 우려"
국토교통부가 ‘신분당선 연장선 2단계 구간(광교~호매실) 건설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분석 결과가 턱 없이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31일 본지 단독보도 바로가기>
지난 6월 말 KDI가 발표한 타당성분석 최종 결과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39로, 기준치인 1.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결론이다.
앞서 국토부가 2014년 해당 구간에 대한 민자적격성 검토를 KDI에 의뢰했을 당시에도 B/C값은 0.57에 그쳤다. 당시에는 환승요금제가 아닌, 독립요금제를 적용해 수익성이 저평가됐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의 총사업비(약 1조3000억원) 규모가 지나치게 큰 반면, 예상되는 교통수요는 부족해 경제적 타당성을 맞추기 어려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업 규모에 비해 해당 구간의 수요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면서 “최적화된 노선을 찾아 사업성을 맞추지 않는 이상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사업 재검토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얘기다.
호매실중학교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곳 주택을 매입한 대다수 주민이 신분당선 연장을 기대하며 자리잡은 것”이라면서 “수익성이 부족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다시 처음부터 재검토하게 되면 빨라도 2020년 중후반에야 개통되는 것이라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화서역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47)는 “화서역이 신분당선 환승역이 된다고 들떴던 것이 벌써 4년 전인데, 그간 사업 추진 소식이 없어 이미 기대를 접었다”며 “인근 신규 아파트나 상가 등이 신분당선 호재 때문에 모두 팔렸기 때문에 개통 지연에 따른 반발이 매우 심할 것 같다. 정부가 어떻게든 책임지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호매실지구 내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3억5000만~3억70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최초 분양가보다 3000만~5000만원 가량 시세가 상승한 것으로, 신분당선 연장사업 호재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 주변 공인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해당 사업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개통 지연이 불가피해진 데다, 일각에서는 사업 무산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이 같은 실망감이 주변 아파트 시세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신분당선 연장 기대감이 호매실 내 신규 아파트 수요를 끌어올리며 가격을 상승시킨 측면이 있다”면서 “해당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에는 강남 출퇴근 수요 등이 끊기면서 시세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