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韓 노조·中 사드 후폭풍…경영 불확실성↑

2017-08-29 18:58

현대자동차가 한국에서는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이 중단되고, 중국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에 생산을 중단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위기에 놓였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4개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중국 판매가 급감하면서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이 미뤄졌고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있는 1∼3공장과 창저우 소재 4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 시험생산에 돌입한 충칭 5공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현대차의 중국 내 공장이 모두 멈춰섰다.

자동차는 약 2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부품 하나만 공급이 안 돼도 차량을 제작할 수 없다. 중국 현지 부품업체가 밀린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부품 납품을 중단한 것이 가동중단 이유다.

실제 베이징현대의 부품업체 중 한 곳인 베이징 이너지 오토모티브 시스템스(Inergy Automotive Systems)는 이날 '자금부족에 따른 부품 공급 중단 보고서'를 내고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5일 기준 이너지 오토모티브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못받은 납품 대금은 약 1억1100만위안(한화 약 190억원)이다. 이너지 오토모티브의 전체 매출액 8억5000만위안 중 베이징현대 남품액은 약 5억8000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사드 보복 여파로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현지에 동반 진출한 우리나라 부품업체 145곳도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으로 최근 이들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 매출과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노사 교섭 잠정중단...추석 이후 협상 장기화

이날 현대차 노사간의 교섭도 잠정 중단됐다. 노조가 새 집행부 선출 시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결국 협상이 10월 추석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노조는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정상 근무를 하기로 했다. 파업 등 노사간 당장 큰 타격은 없겠지만, 교섭 장기화로 인한 회사의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회사가 추가 임금안 등을 내지 않아 추가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다음 집행부가 교섭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오는 30일부터 기존 쟁대위 지침인 특근 거부, 교육 중단 등 을 해제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부터 30차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양측은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대응 노사대책위원회 구성 등 일부 안건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금, 완전한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해고자 복직 등 주요 쟁점에서는 이견차이를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