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블랙리스트' 털고 국정과제 본격 추진…내년 예산 5조1730억원 편성
2017-08-29 10:00
전년보다 9.2% 감소…블랙리스트로 폐지·축소된 사업 복원·개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문화소외계층 지원, 예술인 창작권 보장, 블랙리스트 피해 사업 정상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18년 정부 예산·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문체부에는 5조173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는 전년 대비 5241억 원 감소(9.2%)한 것으로, 최순실·차은택 등 '국정농단' 세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업의 폐지·축소, 평창동계올림픽 기반시설(인프라) 지원 종료, 성과 미흡사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문화소외계층 지원…문화 향유 확대
현재 광역·기초 자치단체 대상 거점형으로 지원하고 있는 국민체육센터는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로 확충한다. 수영장, 어린이 놀이공간, 어르신 체육공간 등으로 조성되는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는 먼저 내년 예산 42억원을 투입해 20개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 간 문화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문화도시·문화마을 사업은 전문적인 컨설팅단이 지원된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지역문화진흥법 제15조(문화도시의 지정)에 따라 2022년까지 분야별 문화도시 30개소를 지정할 계획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예술인을 위해 내년부터 소액대출(긴급생활자금) 등 예술인 복지금고 조성 사업이 새롭게 추진된다. 문체부는 복지금고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중 운영체계를 구축해 2019년부터는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예술인 복지금고는 2022년까지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1973년 창설돼 40여 년간 지속돼 온 문화예술진흥기금은 문예기금 모금제도가 폐지된 뒤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거의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문체부는 기금의 안정적 재원마련을 위해 2018년 일반회계 500억원을 문예기금으로 전환한다. 문체부 측은 "향후 문예기금의 안정적 재원 유입구조를 마련해 기초예술 진흥의 장기적·탄력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열악한 창작 환경에 놓여 있는 문학 작가들을 위한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살리기' 사업도 시행된다. 이는 작은 서점에서 북 콘서트, 시낭송회 등 문학프로그램을 진행해 작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국 80여 개 서점에서 추진된다.
또 '문학진흥법' 제18조에 따라 국립한국문학관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국립한국문학관은 2021년 개관을 목표로 내년부터 설계, 시공 등 단계별로 추진할 예정이다. 2018년 예산안에 설계비 10억 원이 반영됐으며, 문학 유산·자료의 수집을 위한 예산도 20억 원이 책정됐다.
내년에 폐기되는 '당인리 화력발전소 4·5호기'가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로 재단장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역사·산업적 가치가 높은 근대 산업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 설계공모와 기본설계를 시작해 2021년까지 공사를 마치고, 2022년 상반기 개관할 계획이다.
◆ 블랙리스트로 폐지·축소된 사업 정상 복원
문학, 공연, 영화 등 문화예술계에서 부당하게 폐지되었거나 변칙적으로 개편된 사업들도 뒤늦게 빛을 본다. 문학 분야에서는 폐지된 문예지 발간사업과 축소된 작가창작지원을 원래대로 정상 복원하고, 공연 분야에서도 특성화 극장·공연장 대관료 지원 사업을 폐지· 축소되기 이전의 수준으로 정상 복원해 추진한다.
또 예술·독립영화전용관 지원 사업도 정상화하고, 축소됐던 국제영화제 지원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이를 통해 폐지‧축소됐던 사업 5개(△문예지 발간 2017년 5억 원 → 2018년 안 10억 원 △작가창작 2억7000만원 → 10억원 △특성화극장 10억원 → 10억5000만원 △공연장 대관료 15억원 → 33억원 △국제영화제 25억원 → 40억8000만원)를 2018년 105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