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8 언팩]삼성 ‘S펜’, 보안 수단으로 진화한다

2017-08-27 16:19

노부타카 이데 와콤 부사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삼성전자와 와콤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8의 핵심 기술인 ‘S펜’이 지문·홍채인식 등 연동한 새로운 차원의 보안 기술로 진화한다.

S펜 기술개발 파트너인 일본 와콤과 함께 개인별로 특화된 필체를 정교하게 분석한 ‘전자 서명 솔루션’(e-Signature Solution)을 개발, 이를 구현하는 도구를 ‘S펜’으로 표준화하고, 이를 전 산업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S펜 보안 기능이 실현된다면, 첨단 보안기술을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어 디지털 기술 활용범위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노부타카 이데 와콤 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S펜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 기본적인 기능에서 이번(갤노트8)에 번역기, 포인터로 사용된데 이어 전자 서명과 보안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신제품 언팩 행사 후 브리핑에서 협력사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콤은 필기인식의 산업화를 위해 와콤은 디지털 문구 컨소시엄(DSC, Digital Stationery Consortium)을 운용하고 있으며 DSC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후지쯔와 몽블랑, KDDI. 디지매니아(Digimania), 선전 첨단 기술 유한 공사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노부타카 부사장은 “DSC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핵심 활동을 시작했다. (필기인식과 관련한) 모든 전자 부품을 3.6mm 카트리지에 집어넣어 연필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사들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펜에는 용지가 필요하며 용지에는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와콤은 전자잉크 관련 특화 기술인 SDK WILL(Wacom Ink Layer Language)을 개발해 파트너사들이 SDK를 기반으로 필기인식 응용 프로그램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필기인식 기능이 어떤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노부타카 부사장은 “우리는 목소리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음성인식 명령 및 제어는 최종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하이레벨 기술이지만 음성이 펜보다 우수함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면서 “예를 들어 펜은 교육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교육에서 필기는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음성은 훌륭하지만 펜도 여러 가지 방면에서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채원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전무)은 S펜 기술전략과 관련, “(와콤의 펜은) 서명의 사용자 패턴을 인식해서 종이에서 사용되는 서명보다 훨씬 정교하게 사람을 구분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B2B 사업에서는 계약·사인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는데, S펜 기술을 정교화해서 이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현재 신용카드 등 몇몇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채 전무는 B2C 분야로의 S펜 기술 적용에 대해서는 “삼성이 독자 진출할 계획은 없지만 B2B를 하다보면 B2C로 갈 수는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쳔, 갤노트8에 적용된 S펜은 전작인 갤럭시 노트7에서와 마찬가지로 펜팁 지름은 0.7mm이고 필압을 4096단계로 인식한다. 또 필속, 펜 기울기, 펜 기울기 방향 등을 인식한다.

달라진 것은 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특화 기능이다. 갤노트8에서 GIF(움직이는 이미지) 파일을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펜이 디스플레이에 직접 닿지 않아도 동작하는 ‘에어 커맨드’ 기능, 문장 번역기능 등은 와콤의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이 ‘S펜 특화기능’으로 넣었다.

채 전무는 “S펜이 전작에서 물리적인 것이나 수치에서 차이가 없을 뿐 소모 전류 등의 기술 혁신은 계속됐다”며 “와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S펜을 꾸준히 발전시켜 향후 노트를 더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부타카 부사장은 “삼성과 와콤은 제조사와 공급사의 관계가 아니라 전략적인 파트너십 관계이며, 모든 인간은 창조성을 가지고 표현하는 존재라는 비전을 함께 한다”며 “양사는 갤럭시노트8를 넘어 펜, 종이, 연필 등을 모두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S펜은 디지털 잉크 생태계를 확산할 수 있는 혁신을 갖추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갤노트8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내장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던 것에 대해 채 전무는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혀 추후 제품에서 선보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