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5주년] 냉각 분위기 속 '반쪽' 기념행사
2017-08-24 18:11
양국 정상·외교장관 행사 불참 속 형식적인 메시지만 주고받아
한국과 중국이 수교 25주년기념식 행사를 각자 진행한 데 이어, 양국 정상이 별도의 행사 참석 없이 축전만 교환해 한·중 간 냉각된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외교부는 수교 25주년 기념일인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축하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통상 정상 간 메시지는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하는 게 관례다. 표면적인 축하메시지 교환 속에서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드러낸 대목이다.
양국 정상은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각각 '중국 역할론'과 '이견 처리'로 강조점을 달리했다.
5년 단위의 수교 기념행사를 중시하는 중국 정부의 관례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한·중 관계가 최상으로 평가받던 2012년 수교 20주년 행사와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양국 관계가 좋았던 지난 2년 동안만 해도 수교 기념일을 전후로 양국 정상의 상대국 방문이 이뤄졌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사드 갈등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얼어붙으면서, 양국 정상 및 외교장관 간의 형식적인 축하메시지 발표로 기념 행사 참석을 대체한 것이다.
지난 2012년에 열린 2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상무위원급 인사가 수교 기념행사에 처음 참석했을 정도로 한층 가까워진 한·중 관계를 잘 반영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의 공동 주최로 개최된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에는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양제츠(楊洁篪) 외교부장,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 루하오(陸昊) 공청단 제1서기 등 당시 장·차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양국 행사에는 고위급 인사가 불참하는 등 악화된 한·중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수교 25주년이라는 잔칫날이 사드 여파로 썰렁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다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 측은 한·중 관계를 본궤도로 진입시켜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그 계기가 언제가 될지,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할지는 숙제로 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문제가 얽혀있는 현 상황에서 사드 배치 철회라는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