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5주년] “지나간 25년 잊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2017-08-24 18:06
최근 한·중 관계를 두고 ‘모래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고 있다. 25년 동안 쌓아왔던 관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암초를 만나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중 수교의 시작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이해관계’였다. 한국은 상상을 초월한 중국 시장을 탐냈다. 탈냉전 시대를 맞아 미·중 관계가 진전되면서 미국의 직·간접적인 ‘권유’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중국은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개혁·개방의 롤모델이 필요했고, 한국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같은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웃’이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서로에 대한 감정은 극단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어느 정도 비슷했던 힘의 균형도 무너진 상태다.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는 각종 공식행사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회담에서 ‘초심(初心)을 잊지 말자’는 말을 두 차례 언급한 적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상호 존중,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 등을 초심으로 해석했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초심과 관련해 “양국 수교와 관계 발전의 밑바탕에는 전략적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이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미국과 북한이라는 ‘조강지처’를 버릴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상호이해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24일 축하메시지에서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양국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발전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교기념일을 앞두고 이달 중순부터 각종 학회와 대학교 부설 중국연구소에서는 양국 관계와 관련된 많은 세미나가 열렸다.
애초부터 모래성이었는지, 잘 짓다가 변해버린 ‘부실시공’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그 모든 장애물을 떠나 인문·학술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문흥호 한양대 교수는 “오히려 과거 25년이 비정상이었다”면서 “지금이 과거의 불균형을 잡아가는 조정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홍규 동서대 교수는 “사드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면도 봐야 한다”면서 “중국식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 스스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는 “사드 문제로 중국의 민낯을 봤다고들 하는데 우리도 보였다”면서 “우리가 보인 민낯에 대한 성찰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학계, 언론 모두 뼈아픈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면서 “대중(對中) 대응 수준을 다시 되돌아볼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정아 인천대 교수도 “민감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무난한 교류만 해 온 수교 25년에 근본적인 도약은 없었다”면서 “한·중 인문교류 및 연구 목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중 수교의 시작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이해관계’였다. 한국은 상상을 초월한 중국 시장을 탐냈다. 탈냉전 시대를 맞아 미·중 관계가 진전되면서 미국의 직·간접적인 ‘권유’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중국은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개혁·개방의 롤모델이 필요했고, 한국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같은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웃’이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서로에 대한 감정은 극단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어느 정도 비슷했던 힘의 균형도 무너진 상태다.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는 각종 공식행사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회담에서 ‘초심(初心)을 잊지 말자’는 말을 두 차례 언급한 적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상호 존중,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 등을 초심으로 해석했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초심과 관련해 “양국 수교와 관계 발전의 밑바탕에는 전략적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이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미국과 북한이라는 ‘조강지처’를 버릴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상호이해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24일 축하메시지에서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양국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발전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교기념일을 앞두고 이달 중순부터 각종 학회와 대학교 부설 중국연구소에서는 양국 관계와 관련된 많은 세미나가 열렸다.
애초부터 모래성이었는지, 잘 짓다가 변해버린 ‘부실시공’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그 모든 장애물을 떠나 인문·학술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문흥호 한양대 교수는 “오히려 과거 25년이 비정상이었다”면서 “지금이 과거의 불균형을 잡아가는 조정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홍규 동서대 교수는 “사드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른 면도 봐야 한다”면서 “중국식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 스스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는 “사드 문제로 중국의 민낯을 봤다고들 하는데 우리도 보였다”면서 “우리가 보인 민낯에 대한 성찰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학계, 언론 모두 뼈아픈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면서 “대중(對中) 대응 수준을 다시 되돌아볼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정아 인천대 교수도 “민감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무난한 교류만 해 온 수교 25년에 근본적인 도약은 없었다”면서 “한·중 인문교류 및 연구 목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