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스피행'에 돈 거는 외인ㆍ기관

2017-08-23 18:12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셀트리온 코스피행'에 돈을 걸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기면 곧장 코스피200에 들어가 주가가 크게 뛸 수 있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기관은 금주 들어 이날까지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211억원, 1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만 이 기간 386억원어치 팔았다.

외국인·기관이 매집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이전상장 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은 오는 9월 29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가 회사에 이전상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은 코스피로 옮길 경우 공매도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형 펀드가 코스피 위주로 운용되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물론 셀트리온이 코스닥 시총 1위인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한동안 코스닥에 대장주가 없는 상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전상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셀트리온은 2016년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이 66%에 달한다. 이전상장 안건은 발행주식 대비 4분의 1 이상이 출석해 절반 넘게 찬성하면 통과된다.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누릴 효과는 많다. 셀트리온은 코스피로 옮겨도 곧장 시총 20위권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주요 펀드가 편입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KB증권도 이런 예측에 힘을 실었다. 셀트리온 시총은 21일 기준 13조551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코스피로 옮기면 시총이 8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코스피에서 시총 2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소는 코스피200 특례편입 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새로 상장한 종목 시총이 15매매일 동안 50위 안에 들면 특례로 코스피200에 넣을 수 있다. 

과거 코스피200에 새로 들어간 종목을 봐도 주가가 대체로 올랐다. 편입을 전후로 외국인과 기관 매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종목 주가는 임시 주총과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하는 이전상장 60거래일 전부터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기관 매수세도 30거래일 전부터 활발해졌다.

다만 주가가 되레 떨어진 사례도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는 코스피로 이전상장 후 30~40%가량 상승했다"며 "하지만 동서는 약 20% 하락했다"며 "투자 타이밍에 대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0만7400원에서 11만4700원으로 6.80% 올랐다. 하지만 전달 종가는 10만8500원으로 1% 남짓 오르는 데 머물렀었다. 이달 이전상장 이슈가 본격 부각되면서 오름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