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김희선X김선아 '품위있는 그녀' 종영, '여성 캐릭터'의 한획을 긋다
2017-08-20 13:54
8월 19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연출 김윤철)에서는 박복자를 죽인 진짜 범인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실체, 진정한 자유를 얻은 우아진(김희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안재구(한재영 분)는 자신이 박복자를 살해했다며 자수했다. 그는 “사람을 죽이면 괴로운 법”이라며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죄를 고백한다고 밝혔다. 어딘지 의뭉스러운 그의 고백 뒤에는 엄청난 진실이 숨어있었다. 바로 안재구의 아들 안운규(이건희 분)이 박복자를 살해한 진범이었던 것.
안운규는 어머니 박주미(서정연 분)와 박복자의 갈등, 아버지 안재구와 할아버지 안태동(김용건 분)의 다툼 등을 목격하며 박복자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그러던 중 박주미와 안재구가 살인을 공모하는 장면을 목격, 박복자를 죽이기로 마음먹게 된다.
그는 미국에 어학연수를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한국에 머물렀다. 비가 내리는 밤, 안운규는 박복자를 찾아가 “나한테 왜 그랬냐. 우리 엄마에게는 왜 그랬냐”며 따져 묻고는 그를 벽돌로 살해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살인은 완벽하지 못했다. 안재구는 살인현장에서 안운규의 흔적을 발견했고 우아진은 딸 안지후(이채미 분)의 영어일기장을 보고 안운규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진실을 덮기로 결심한다.
우아진은 짝 강기호(이기우 분)과 연인이 되었고 자신의 브랜드를 착실히 키워나가는 등 진짜 자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타인의 것을 탐내지 않고 자신의 몫을 지키는 것에 열중, 행복을 찾았다.
완벽한 가정을 가진 재벌가 둘째 며느리 우아진과 그의 욕망녀 박복자 엇갈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품위있는 그녀’다운 결말이었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외형 뒤에 어두운 이면들을 담아낸 결말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첫 회부터 과감하게 불륜과 폭력,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 ‘막장 드라마’라는 눈총을 받았지만 백미경 작가는 차근차근 인물들의 스토리, 관계성을 짚어나가며 ‘막장’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그 결과 김선아와 김희선에게 또 하나의 ‘인생 드라마’를 선물했고, 백 작가는 전작인 ‘힘쎈여자 도봉순’의 기록을 깼다.
흔한 로맨스 없이 여성 캐릭터·여배우 위주로 극을 진행시켜 이 같은 결과를 끌어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백미경 작가의 필력, 김윤철 감독의 디테일과 김희선·김선아의 열연이 만들어낸 기록이 이후 드라마계, 여성 캐릭터에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