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통신정책 ‘요금할인 25%’ 9월 15일 전면 시행

2017-08-20 10:11
연간 요금할인 1조원 증가 예상…신규가입자부터 적용돼 공약후퇴 논란도
이통사 “행정소송 등 대응책 고심” 시민단체 “할인율 소급적용 돼야”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25% 이동통신 약정 요금할인을 9월 15일부터 시행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통신비인하 정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통신업계의 반발과 시민단체의 추가인하 압박은 끝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9월 15일부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도’에 따른 요금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해 시행키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종 행정처분 공문을 이동통신3사에 통보했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요금할인율 상향을 9월 1일부터 시행하고자 했으나, 통신사들의 전산시스템 조정·검증, 유통망 교육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9월 15일로 조정했다.

다만 온전한 혜택 대상은 신규 가입자에 한정된다. 기존 가입자들이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통신사에 신청해 재약정을 해야 하며, 위약금도 발생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행법 상 기존 가입자에 대해 요금할인율을 상향하도록 통신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며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할인율 조정, 위약금 부담 경감 등의 조치는 통신사들의 자율에 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가 신규 약정자에게만 우선적으로 요금할인율을 적용하게 되면서 ‘공약 후퇴’ 논란이 예상된다. 기존 1400만명의 선택약정 가입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론 장기 이용고객에 대한 역차별 우려 등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책일 뿐이라며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 측은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들도 약정기간이 끝나면 25% 요금할인에 가입할 수 있으며 순차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매월 평균 60~70만명 수준의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약정이 만료되며 위약금 부담 없이 25%로 재약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9월 15일까지 통신사들과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기존 가입자들의 위약금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와 오는 21일 긴급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통사들은 신규 약정자 적용만으로도 매출 타격이 크다며 행정소송 등 향후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통신비 인하의 대가로 이통사의 전파사용료나 주파수할당대가를 낮춰 주는 별도의 수익 보전책이 전혀 없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통3사 측은 “할인율 상향에 따른 재무적 손실 및 향후 투자 여력 훼손이 불가피해 매우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충분한 검토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통사의 법적 대응 여부는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는데 통상 1∼2주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중에는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25% 요금할인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향후 연간 약 1900만명 정도의 가입자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연간 요금할인 규모는 약 1조원 규모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