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가장 좋았던 순간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2017-08-18 12:08
청와대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 100일 소소한 인터뷰' 공개…
“‘달님’ 별명 쑥스러웠는데 ‘이니’, ‘쑤기’ 친근해서 좋아”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과 관련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정말 좋았던 순간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와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지난 100일간 기억나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소소한 인터뷰'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은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실이 문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념해 제작했다. 대폭 개편해 전날 새롭게 선보인 청와대 홈페이지와 동영상 소셜네트워크(SNS) 웹사이트 유투부에 함께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좋았던 순간이 아주 많다. 좋은 정책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고 기쁘다"면서 5·18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국가유공자 초청 오찬, 미국·독일 순방 당시 교민 환영 등의 순간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우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며 “그 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신 여성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우시는 거에요. 막 어깨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그래서 이 분에 서러움이 다 녹아서 없어질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위로가 도리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한 일을 꼽으면서 “아흔이 넘은 노병들, 그 가족이 다 오셨다”며 “제가 그 분들을 문 밖에서 한 분 한 분 일일이 영접하면서 안부를 묻고 사진도 찍으니까 정말로 좋아하셨다. 청계천 노동자, 파독광부, 간호사도 처음 초청했는데 이 분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저도 덩달아 기뻤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과 독일을 방문했을 때 우리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문 대통령을 크게 환영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좀 특별했던 것은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저를 환영해줬다"며 "어떤 분들은 '찡찡이 사랑해' '찡찡이 화이팅' 그런 팻말을 들고 환영해주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외국인들의 환영은 제 개인에 대한 환영이라기보다 '촛불 혁명',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나라에 존경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런 게 아주 좋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일상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퇴근하면 주로 무엇을 하시냐”는 질문에 “퇴근 후에도 각종 보고서를 봐야 하고 다음날 일정에 대한 자료를 퇴근 후 관저에서 받아보기도 해서 퇴근 시간이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거나,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 뉴스 보는 걸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취침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국가기밀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농담을 건넨 뒤 “충분히 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도 고생하고 부속실 직원들,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마 우리 청와대 수석님들, 직원들이 청와대 경내도 제대로 다 둘러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청와대 직원들에 대한 위로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붙인 ‘이니’라는 별명에 대해선 “그 전에는 성이 문씨라고 ‘달님’이라고 많이 불렸다. 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애칭인데 그것도 좋지만 약간 쑥스럽다”며 “그런데 ‘이니’라고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쑤기’(김정숙 여사의 별칭)도 저도 옛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으니까 좋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음식 중에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물음에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같은 단출한 음식을 좋아한다"면서 "그런데 청와대가 대통령이라고 좋은 음식을 주셔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고 웃어보였다.

문 대통령은 또 “밖에 있을 때 이발할 시간이 잘 없으니까 한번 이발하면 적어도 한달 반, 심지어는 두달, 그래서 많이 깎아서 오래 버티는 식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니까 2주에 한 번씩 전속 이발사가 와서 이발을 해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이후 10년 만의 청와대 생활에 대해선 “노무현 대통령 때는 공식적인 근무 장소는 다 본관이었고, 저는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참모들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며 “참모들간 국무회의에서 토론문화가 훨씬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도 고생하고, 부속실 직원들도 고생하고,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고 있는 중"이라며 "오히려 저와 부속실 직원들이 고생한다는 것보다 청와대 전체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에 대해 제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의 소통’에 대해 “정치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국민들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이제 청와대와 제가 소통하는 것을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통하려고 한다”며 “우리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그런 소통을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