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법정 중간점검] ①책임자 형사 처벌, 유병언 사망…이준석 선장 무기징역…유섬나는 재판 중…

2017-08-16 19:14
참사 발생 3년 4개월…관련자 300명 중 100명 넘게 기소
'나홀로 탈출' 선장에 대법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첫 적용

문재인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규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의 청와대 초청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와 별개로 세월호와 관련된 민형사 소송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법정은 △책임자 형사 처벌 △국가 상대 민사 소송 △유병언 일가 재산환수 소송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세월호의 법적 다툼을 3회에 걸쳐 중간점검한다. <편집자 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4개월이 지났다. 유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들은 진행 중이지만, 여객선 운항이나 침몰 당시 구조 등을 책임졌던 세월호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형사재판을 마쳤다. 이미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사람들도 있다. 당시 검찰은 3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을 입건했고, 이 가운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소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은 2015년 11월12일 대법원으로부터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 선장이 300명이 넘는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리는 등의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이른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첫 대법원 판례였다. 이 선장은 광주교도소에서 올해 4월 순천교도소로 이감해 생활 중이다.

이 선장과 함께 살인 혐의로 기소됐던 세월호의 박모 기관장, 강모 1등 항해사, 김모 2등 항해사 등도 모두 중형을 살고 있다. 이 선장과는 달리 살인죄가 아닌 유기치사 혐의가 인정돼 각각 징역 10년형, 12년형, 7년형을 받았다.

간부급 선원을 제외한 11명의 선원들은 적게는 징역 1년6개월에서 많게는 5년형을 선고 받았다. 형이 만기됐거나 질병으로 인해 출소한 경우도 더러 있다. 이들은 2014년 5월 구속됐다.

세월호를 운항했던 청해진해운 관계자들도 비슷한 시기에 실형을 살게 됐다. 김한식 대표는 세월호를 무리하게 개조하고 과적을 지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징역 7년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청해진해운 임직원 4명과 화물 하역업체 현장 팀장 등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고 초기 승객들의 퇴선 유도를 소홀히 한 혐의로 현장지휘관이었던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도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세월호의 이상 징후를 놓쳤던 진도 VTS 센터장과 센터 직원들도 직무유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수사는 침몰 원인 규명과 실소유주 일가의 부실경영 조사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러면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유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보상금 5억원을 걸고 공개 수배됐지만, 2014년 6월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회장의 일가족도 검찰에 입건됐다. 특히 유 회장의 세 자녀도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았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장남 대균씨만이 형을 확정받았다. 그는 계열사로부터 급여 73억원을 받은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을 받아 복역 후 만기 출소했다. 실질적인 후계자라고 알려진 차남 혁기씨는 6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으나 도피 중이다.

프랑스에 체류하던 장녀 유섬나씨는 3년이 넘는 귀국 거부 끝에 지난 6월 국내 송환됐다. 인천지방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한다. 디자인 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한 섬나씨는 대균씨가 운영하던 그룹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492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