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이르면 내주 1급 인사…통상차관보 '주목'

2017-08-15 18:28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이르면 내주 산업통상자원부 1급 인사(고위공무원 가급)가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부는 1급 자리가 정부부처 중 가장 많은 9개에 달한다. 1급 공무원이 많다는 건 부처가 맡은 업무가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의미다. 실무를 진두지휘할 1급 자리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산업부는 △탈(脫)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중견기업 지원 및 산업 활성화 등 당장 눈길이 모아지는 이슈가 한둘이 아니다.

이에 장·차관 및 통상교섭본부장 인사가 완료된 산업부가 하루빨리 1급 인사를 마무리해 산적한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위상이 급격히 높아진 통상교섭본부 조직 정비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 장관(minister) 지위인 데다, 정원 역시 기존 160명에서 276명으로 100명 이상 대폭 증가했다.

1급 자리도 통상차관보, 통상교섭실장에 기존 1차관 산하였던 무역투자실장까지 3명으로 늘었다.

현재 통상차관보 자리는 이인호 산업부 차관(행정고시 31회)의 영전으로, 무역투자실장은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의 이동으로 공석이다.

통상차관보에는 김학도 에너지자원실장(31회)과 이상진 통상교섭실장(32회)이 물망에 올라 있다.

김 실장은 미국 상무관, FTA 정책관을 거쳐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통상교섭실장을 지낸 통상전문가다.

특히 한·중, 한·미 FTA 타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한·중 FTA 타결에 따른 후속대책 등 통상분야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이상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이 실장은 총리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 산업부 통상협력국장·투자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통상협력국장 시절 '유나이티드 이스트 아시아'라는 영문서적을 펴냈을 정도로 영어실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현재로선 김 실장에게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지만 변수도 있다. 올해부터 맡고 있는 에너지자원실장 자리가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 등 탈원전 갈등이 커지는 데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8차 전력수급계획' 발표가 올해 말 예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자원실장 교체는 모험수가 될 수 있다.

다만 김 실장이 통상차관보에 임명된다면 대안은 있다. 최근 본부로 복귀한 최태현 전 청와대 민원비서관(31회)이 '에너지통'이기 때문이다.

최 전 비서관은 지식경제부 시절 석유산업과장과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원전산업정책관 등 에너지 관련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쳐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를 주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무역투자실장의 경우 국장급 인물의 승진도 점쳐진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취임사에서 "세계 통상의 틀이 바뀌었는데 기존 대응방식으로는 총성 없는 통상전쟁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실력과 능력 위주의 '적재적소' 인사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34회 기수의 약진도 예상된다.

에너지자원실장 외 차관 산하의 기획조정실장, 산업정책실장, 산업기반실장의 경우 셈법이 복잡하다.

이 차관의 행시 기수가 31회로 현재 도경환 산업기반실장(29회)은 선배, 박일준 기조실장(31회)은 동기다. 상명하복의 공직문화를 고려하면 선배나 동기 기수를 수직관계로 두는 것도 껄끄러운 상황으로, 강성천 산업정책실장(32회)을 제외한 용퇴도 고려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 1급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산업부 현안이 산적한 만큼 신속한 조직 정비를 통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