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료들 잇따라 "북한 문제에 외교적 해법이 우선"
2017-08-14 14:56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군 고위 인사들이 군사적 옵션보다 외교적 해법에 방점을 두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및 북한의 '괌 포위 사격' 경고 후 최고조에 달한 한반도 긴장이 풀릴 전기가 마련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군사적 옵션보다는 외교적 해결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을 만난 던퍼드 합참의장은 “군 지도자로서 나는 대통령이 외교적·경제적 압박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해 실행 가능한 군사적 옵션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문제 해결에서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이용한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식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WSJ는 미국이 한반도에 병력을 확대하거나 잠수함 등을 추가 배치하지 않았고 주한미군에 특별 경계령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전쟁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주 던퍼드 합참의장의 한국, 중국, 일본 순방에 부인 엘린 여사가 동행하는 것도 북한과의 전쟁 위험이 입박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WSJ는 풀이했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10년 전에 비해 가까워지긴 했지만 한 주 전에 비해 더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역시 폭스뉴스에 "북한으로부터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일부에선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역시 북한의 정권교체에는 관심이 없으며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13일 WSJ에 보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평화적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정권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해체를 위해 북한에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대북 정책의 방향을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서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대체한다고 적었다.
두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면서 다만 먼저 북한이 선의로 협상에 응하겠다는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며 "자극적인 위협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나 다른 무기 실험의 즉각적 중단"을 조건으로 달았다.
다만 이들은 외교적 노력에 효과가 없을 경우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또한 미국의 외교적 해법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강조하고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과 북한은 강경한 대치에도 불구하고 ‘뉴욕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해왔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행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뉴욕채널로 통하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수개월 동안 접촉해왔다고 밝혔으나 대화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