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0주년 아세안, 50년 후에는 글로벌 리더 부상 기대감
2017-08-08 11:08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7년 8월 8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5개 국가 외무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역내 결속과 협력을 강화하고 평화, 발전, 번영을 꾀한다"는 내용의 '방콕 선언'을 발표하며 아세안이 출범했다. 이후 브루나이(1984년), 베트남(1995년), 라오스·미얀마(1997년), 캄보디아(1999년)가 가입하면서 현재 10개 국가 체제가 됐다.
지난 50년 간 아세안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전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50년 후에는 아세안이 글로벌 경제의 리더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아세안 GDP, 1970년 376억 달러→2016년 2조6000억 달러
아세안 지역의 경제 규모는 지난 50년 새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로 아세안 국내총생산(GDP)은 1970년 376억 달러에서 2016년 2조6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BMI 리서치에 따르면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등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내년 아세안의 경제성장률은 4.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단일시장 창출, 갈 길 아직 멀어
다만 단일시장 창출이라는 통합 경제의 목표 달성은 멀었다는 지적이다. 무역장벽, 상품·서비스·노동의 자유로운 이동 등이 기업들에게 여전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세안은 유럽연합(EU)와 같이 단일 통화가 없고 각료 이사회, 유럽의회와 같은 통합의 구심점도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 아세안 국가들 간 무역은 EU 지역 내 무역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세안 역내 무역은 EU의 60%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아세안은 통합을 위해 민감 품목을 제외하고 역내 교역의 평균 관세율을 사실상 0% 가까운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비관세 장벽 등 보호 무역주의 성향이 강해 경제 통합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브루나이의 1인당 GDP는 2만8236달러(2015년 기준)로 캄보디아(1168달러)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회원국 간 격차가 크다.
또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 태국의 군사정권, 라오스와 베트남의 공산정권 등 아세안 국가들 간 다양한 정치 체제가 통합에 장벽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 분쟁 등도 갈등의 소지가 되고 있다. 실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를 놓고 중국과의 이해 관계에 따라 친중(필리핀· 캄보디아·라오스), 반중(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회원국들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 성장 잠재력 높아… 외국 기업 투자 확대
이런 가운데 아세안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보고 외국 기업들의 투자와 진출은 확대되고 있다.
아세안 인구의 60%가 35세 이하로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데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제조업의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 중산층이 오는 2020년 4억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4위의 경제권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아세안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1989년 아세안과 대화 관계를 맺은 것을 시작으로 199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한 바 있다. 2004년에는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고, 2006∼2007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상품 협정과 서비스협정을 체결했다.